마지막 올림픽 무대에 나선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36·미국)가 예선 4위로 하프파이프 예선을 통과했다.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2018년 평창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화이트는 11일 열리는 결선에서 올림픽 통산 4번째 금메달에 도전한다. 재미교포 2세인 ‘천재’ 클로이 김(22·미국)도 압도적 기량을 앞세워 결선행을 확정했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는 둥근 파이프를 반으로 자른 원통형 슬로프 양쪽을 넘나들며 점프와 회전 등 공중 연기를 선보이는 종목이다.
화이트(사진)는 이날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겐팅 스노파크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예선에서 86.25점을 기록해 25명의 선수 중 4위로 통과했다.
결선 진출 과정은 험난했다. 1차 시기에서 착지 실수를 한 것이 컸다. 화이트는 1차 시기에서 3바퀴 반을 도는 더블 맥트위스트 1260도 회전 기술을 시도한 뒤 착지하는 과정에 미끄러지는 실수를 범해 24.25점에 그쳤다. 1차 시기 1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하프파이프 예선 1~2차 시기 중 더 높은 점수로 가린 상위 12명이 결선에 오른다.
2차 시기에 나선 화이트는 1차 시기에 실패했던 더블 맥트위스트 1260도 기술을 성공시키면서 경기를 마쳤다. 큰 실수 없이 경기를 마친 그는 고글을 벗고 ‘와’라고 소리치며 환호했다. 이후 전체 4위에 해당하는 ‘86.25점’이라는 결과가 전광판에 표시되자 주먹을 불끈 쥐며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노보드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화이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마지막 대회에서 올림픽 통산 4번째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남자 하프파이프 예선 1위는 평창 은메달리스트인 일본의 히라노 아유무(24·일본)가 차지했다. 그는 2차 시기 93.25점을 기록했다. 2위는 호주의 제임스 스코티(91.25점), 3위는 일본의 히라노 루카(87.00점)였다.
클로이 김은 이날 오전에 열린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예선을 1위로 통과했다. 그는 1차 시기에 5개의 기술을 선보인 뒤 87.75점을 획득했다. 2차 시기에 뒤로 도는 연기 도중 넘어져 8.75점을 받는 데 그쳤지만 1차 시기 점수로 전체 1위를 차지해 결선행에 성공했다.
클로이 김(사진)은 10일 열리는 결선 무대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클로이 김은 2018년 평창 대회에서 결선에 진출한 12명 선수 중 유일하게 90점대 점수(98.25)를 받으며 우승했다. 여자 하프파이프 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였던 그는 이번 대회마저 우승하면 사상 첫 2연패도 달성한다.
클로이 김은 경기 직후 “1차 시기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가 나와 2차 때는 그동안 연습하지 않았던 것을 시도하려고 했다”며 “오늘 저녁에 머릿속으로 내일 경기를 그려보며 잘 수행해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