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사람들 시선 때문에 전도하기 힘들어하다… 부활의 주 주인으로 영접하고 두려움 극복

입력 2022-02-14 03:04

어려서부터 춤추는 것을 너무 좋아했지만 남들이 쳐다보는 것이 부끄러워 깊은 밤에 몰래 방문을 닫아걸고 이어폰을 꽂고 미친 듯 춤을 추었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아버지가 없는 나를 불쌍하게 쳐다본다는 생각, 팔에 있는 큰 화상 흉터를 놀리는 것 같은 두려움에 늘 혼자 우울하게 지냈다. 자연히 유일한 쉼터는 방이었고, 방학 때에도 방안에만 틀어박혔다. 어머니께 끌려 밖으로 나가면 금방 몸과 얼굴이 굳어지고 주변 시선들을 견딜 수 없었다. 학교 친구들이 어려운 부탁을 해도 놀림을 받지 않기 위해 거절하지 않고 비위를 맞추려 애썼다. 당장 내일이 시험인데도 친구에게 공부자료를 빌려주고, 청소를 대신 해주고 돈도 필요한 대로 다 빌려줬다. 사람들의 시선이 인생의 전부처럼 생각하며 지내다 대학에 합격하고 어느 선생님의 소개로 춘천한마음교회 대학생 기숙사에 들어갔다. 함께 생활하는 형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열심히 교회에 다니며 새벽기도에도 절대 빠지지 않았다. ‘대단하다, 놀랍다’고 칭찬하는 형들 앞에 힘들어도 꾹 참았고, 형들이 전해주는 복음에 의문이 있어도 무조건 ‘아멘’하며 잘 듣는 척했다. 그래도 찬양을 부르는 것이 즐겁고 기도 중에 가끔 눈물도 흘리며 말씀에 감격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전도를 해야 한다는 말에 신앙의 모든 것이 멈추었다. 핍박을 받는 것이 하늘에 상급을 쌓는 것이라지만, 사람들이 나를 두고 수군수군할 것 같아 도저히 전도만은 할 수 없었다. 부모님께도 입을 떼지 못하는 나와 달리 담대히 전도를 하는 형들이 무척 부러웠다. 어쩌다 형들과 전도를 나가면 벙어리가 되고 화장실에 들어가 오래 있기도 했다. 물론 교회에 다니며 전도를 하지 않는다는 죄책감은 늘 있었지만 그렇다고 속마음을 털어 놓을 수도 없었다. 그러다 동아리 홍보 기간에 부스를 만들어 전도하다가 우연히 고향 후배들을 만났다. 옆에 있던 누나가 후배에게 복음을 전하라 하여 횡설수설 전하고 공황상태에 빠졌다.

‘도대체 나는 뭐하는 놈이지?’ 너무 고민이 되어 비장한 마음으로 참담한 내 실상을 써서 목사님께 메일로 보내고 기도를 했다. “하나님, 저 전도를 너무하고 싶은데요. 사람들 시선이 무섭고 창피하고 부끄러워 입이 떨어지지 않아요. 저 좀 살려주세요.” 이틀 후, 새벽예배에 목사님께서 내 얘기를 익명으로 말하며 마태복음 10장의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시는 자를 두려워하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때부터 ‘정말 예수님이 부활하셔서 하나님으로 증명되셨는가? 나는 이 예수님을 진정으로 만났는가?’ 두 질문으로 하나님 앞에 다시 엎드렸다.

하나님께서 예수님의 친 동생 야고보를 생각나게 해주셨다. ‘하나님과 주 예수그리스도의 종 야고보.’ 야고보가 조롱했던 친형을 주인이라고, 하나님이라고 고백하는 모습에 바로 꺾어졌다. ‘정말 예수님이 부활하셨구나! 성경의 예언대로 부활하신 예수님이 진짜 하나님이시구나!’ 그때 온 몸에 피투성이로 십자가에 못 박혀 있는 예수님이 ‘다빈아! 내가 너를 너무너무 사랑한다. 이제 나만 바라볼 수 없겠니?’하는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았다. 나를 위해 전능자가 죽으셨는데 창피하다고, 비키라고 밀쳐내는 모습에 마음이 찢어졌다. “예수님. 정말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렇게 회개하고 예수님을 영접했다.

전능하신 분이 주인이 되니 어떤 상황이나 시선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 새벽기도가 끝나자마자 같은 과의 형과 약속을 하여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했고, 바로 고향에 내려가 세 시간 넘게 부모님께 복음을 전했다. 먼저 마음이 열린 할머니가 예수님을 영접하겠다며 무릎을 꿇고 영접기도를 따라 하셨고, 어색하고 어려웠던 아버지와의 관계도 회복되며 이혼했던 부모님은 재결합을 하셨다. 학과 친구들을 전도하여 예배를 드리고 교회에서는 재미있는 교회 오빠로 통했다. 성탄 축하행사 때에 콩트를 하며 멋지게 춤을 추어 2000명의 성도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것을 시작으로 교회 지체들의 결혼식 때마다 축하 퍼포먼스에 초대받고, 예배 때에는 찬양팀 보컬로 기쁨으로 하나님을 찬양한다.

그 후, 하나님의 은혜로 공동체 기업에서 일하며 사랑하는 자매와 결혼을 하고 예쁜 딸도 낳았다. 그런데 아이가 세 살 때부터 아토피와 농가진병변과 습진이 심해졌다. 예쁜 얼굴에 지름 5~7cm 정도의 큰 원형의 습진이 생기고 눈이 퉁퉁 붓고 삽시간에 온 몸에 피와 진물이 번져 계속 몸을 긁으며 고통스러워했다. 하루를 버티는 것이 힘들지만, 하나님께서 기쁨과 소망을 부어주셔서 아픈 중에도 밝음을 잃지 않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 아이의 증세는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최근에 환부가 아물고 새 살이 돋아나고 있다. 주신 이도 하나님이시고 취하시는 이도 하나님이시니, 오늘도 변함없이 사랑하시는 하나님이 너무 감사하기만 하다.

김다빈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