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복음 부끄러워 기독교인임을 숨기던 생활, 주님 배척한 죄 회개하고 복음 전하는 삶

입력 2022-02-14 03:06

고등학교 때 친구를 따라 처음 교회에 나간 후 대학 때는 주일학교 교사, 성가대 등으로 열심히 봉사했다. 그러나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후 17년 동안 복음이 부끄러워 사람들에게 교회 다니는 것을 철저히 숨겼다. 상사나 동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함께 어울려 세상을 즐기면서도 교회에서는 열정을 다해 믿음이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았다. 교회에 다니는 것이 알려지는 것이 싫어 십일조를 하면서도 연말 정산을 할 때엔 기부금 영수증도 제출하지 않았다. 기독교식으로 결혼식을 한 후에 동료들에게 교회에 다니는 것이 처음 알려졌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회식을 할 때에 “이 사람이! 교회에 다니면 다닌다고 얘길 해야지!” 하는 직장 상사의 말에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기독교인임을 숨긴 또 하나의 이유는 술 때문이었다. 동료들과 어울려 술을 마실 때마다 늘 마음의 부담은 되었지만, 보이지 않는 하나님보다 직장에서 인정받아 좋은 자리로 이동하고, 승진하는 것이 내겐 더 중요했다. 술을 많이 먹고 아침에 힘들게 일어나던 어느 날 ‘이렇게 마시면서 직장생활을 해야 하나?’하는 생각까지 들며 신앙생활은 완전 바닥을 쳤다.

직장에서는 직장대로, 교회에서는 교회대로,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철저히 나를 포장하는 생활이 갈수록 괴로웠고, 결국 교회에도 잘 나가지 않았다. 아내와 아이들은 교회에 가고 나는 집에서 유명한 교회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예배를 드렸다. 그러다 2005년, 아들 둘이 방문에 붙여 놓은 생일카드에 큰 충격을 받았다. 생일을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아버지와 함께 교회에 나가는 것이 소원이라는 말에 처음 한마음교회에 출석을 했다.

몸은 교회에 있었지만 마음엔 세상이 가득하니 졸음만 오고 말씀이 들리지 않는 시간이 1년이나 지속되었다. 그런데도 이곳에 붙어있으면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러다 2006년 겨울수련회 때 내 인생에 천지개벽 같은 일이 일어났다. 하나님께 회개해야 할 근원적인 죄를 알게 된 것이다! 사실 교회는 오래 다녔지만, 무엇을 회개해야 할지 몰랐었다. 인간관계와 앞날에 대한 염려로 오는 스트레스, 아내와의 갈등 등으로 곤고했던 것이 이제껏 내가 주인되어 살았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세상 임금 마귀에게 속아 살았구나! 성경대로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셔서 하나님이심을 보여준 예수님을 배척하고 내가 나의 주인이 되어 사는 것이 마귀라는 말씀에, 막혔던 숨통이 활짝 열렸다. 그리고 수련회 마지막 날에 ‘주여!’하며 기도하는데 갑자기 입이 벌어지며 악하고 더러운 놈들이 입 밖으로 빠져나갔다. 말할 수 없는 감격이 몰려오며 마가복음 1장의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는 말씀이 임하고 내 마음이 천국이 되었다. 예수님을 믿지 않은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영접하자 바로 술이 끊어지며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사무실에서 신문과 방송에 톱뉴스로 며칠 간 보도된 대형 금융사고가 일어났다. 사건에 연루된 3명의 직원에게 복음을 전해야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어 경찰서 수사과 사무실에 있던 한 명을 찾아가 복음을 전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알고 난 그는 예수님을 믿지 않은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경찰서 한 가운데에서 영접기도를 따라했고, 얼마 후에 나머지 두 명도 예수님을 주인으로 영접하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다.

맡은 업무의 특성 상 여러 사무소를 방문하여 많은 사람을 만나며 복음을 전할 기회가 많아졌다. 어느 지역에서 10여 명이 모여 식사를 할 때 ‘여호와의 증인’인 직원이 ‘모범적인 생활을 하는데 왜 이단이라고 하느냐?’는 질문을 했다. 잘 되었다 싶어 부활로 예수님이 하나님이신 것을 믿을 수 있다고 말하고 복음을 선포하니 모두들 힘차게 박수를 보내주었다. 또 언젠가 4명이 차를 마시면서 복음을 전하는데 옆 다른 자리에 앉았던 직원이 은혜를 받고 영접한 일도 있었다. 교회 권사가 책임자로 있는 사무실에 아무리 전해도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이 있다하여 만났는데 결국 예수님을 영접하는 것을 본 권사님 주선으로 인근 사무소 직원 20명에게 복음을 전했다.

호남지역에 근무하던 어느 자매는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워 직장을 그만둬야 할 상황이었다. ‘답은 복음밖에 없다.’는 생각에 만났는데 자신의 이야기를 숨김없이 다 하며 말씀을 받아 예수님을 주인으로 영접하고, 지금 공동체 안에서 함께 기쁨을 누린다.

기독교인임을 숨기며 생활하던 나를, 사람으로는 생각할 수도, 흉내 낼 수도 없는 부활의 표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사명자로 바꾸어 주신 하나님이 너무 감사하다. 복음 전하는 일을 위해 자기 생명도 아끼지 않는다는 사도바울의 고백처럼, 남은 내 인생 모두를 주님이 주신 사명을 위해 살아갈 것이다.

김영식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