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무마 의혹이 제기된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가 경기 분당경찰서로 되돌아갔다. 경찰의 무혐의 종결, 고발인의 이의신청, 수사 검사들과 박은정 성남지청장의 갈등, 박하영 성남지청 차장검사의 사직, 김오수 검찰총장의 진상 조사 지시 등 온갖 잡음을 내더니 결국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하지만 3년3개월 동안 시간만 끌다가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경찰에 사건을 다시 수사하라고 한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과 다름없다. 진상규명은커녕 검찰과 경찰이 정치권의 눈치를 보면서 서로에게 책임을 미룰 가능성만 커졌다.
수사 무마 의혹은 박 차장검사가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고발한 사건이어서 검찰 수뇌부가 쏟아지는 의혹을 어떻게 처리할지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김 총장이 이 후보의 대학 후배인 신성식 수원지검장에게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 여기에 대검에 제출된 조사 보고서에 담당 검사의 사건 일지가 누락되는 등 제기된 의혹이 풀리기는커녕 의심만 더 커지고 있다. 게다가 후원금 의혹 사건 수사 지휘는 이례적으로 대검 대신 수원지검이 맡아 검찰이 아예 수사할 의지가 없다는 비난까지 쏟아졌다. 앞으로 수사가 성남지청과 분당경찰서를 오가는 ‘핑퐁 게임’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검찰 내부에서조차 “오늘 퇴임식을 갖는 박 차장검사만 안쓰럽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게 조금도 이상하지 않은 이유다.
문재인정부의 요란했던 검찰 개혁은 권력에 순응하는 검찰 만들기로 끝났다는 비난이 거세다. 과거보다 정치 검사가 더 많이 보인다는 말도 무성하다. 그런데 명예 회복에 나서야 할 검찰은 아직도 제 할 일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은 검찰이 정치권을 기웃거리지 않고 증거에 따라 사실관계를 밝히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정성을 의심 받는 박 지청장 대신 다른 사람이 수사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 수사 무마 의혹 역시 그냥 덮을 일이 아니다. 이제 남은 해결책은 특임검사뿐이다. 일이 이렇게 커졌는데 해결하지 않고 끝낼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