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에서 만든 ‘친환경 전기’를 전기차에 충전하는 시대가 왔다.
‘탄소배출 제로기업’이라는 목표를 제시한 SK에너지는 친환경 분산발전과 친환경차 충전이 가능한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을 운영한다고 9일 밝혔다. 이날 서울 금천구 SK박미주유소에서 1호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개소식이 열렸다.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은 산업통상자원부의 분산에너지 활성화 추진전략 과제 가운데 하나로 추진됐다. 주유소에 태양광·연료전지 등의 분산전원을 설치해 친환경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전기차 충전에 사용하는 주유소 기반 혁신 사업모델이다.
SK박미주유소에 설치한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은 태양광(20.6㎾)와 연료전지(300㎾) 발전 설비로 친환경 전기를 만든다. 현행 전기사업법상 발전사업자가 전기판매업을 겸할 수 없도록 규정돼 생산 전기는 한국전력공사에 판매한다. 법령 정비 이후에는 생산 전기를 초급속·급속 전기차 충전기 2기(350/100㎾)에 공급할 계획이다.
SK에너지는 관련 규제 개선이 이뤄지면 전국의 SK주유소로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을 확대할 예정이다.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이 확산되면, 분산발전 활성화로 송배전 손실을 낮추고 도시의 전력 자급율을 높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및 전기차 증가에 따른 전기수요 급증에 효과적 대응도 가능하다. 추가 부지의 확보 없이도 도심에 친환경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오종훈 SK에너지 P&M CIC 대표는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은 기존의 전통 에너지 인프라를 친환경 에너지 거점으로 변모시키는 첫 걸음이다. 서울시내 주유소를 시작으로 수도권 및 전국으로 확산할 계획”이라면서 “약 3000개의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을 전국에 구축해 탄소중립 및 수소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