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한국에 개척교회가 필요할까. 미자립교회가 수두룩하고 한국교회의 교세도 갈수록 위축되는 상황에서 새 교회를 세워야 할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최근 서울 종로구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본부에서 만난 최승호(68) 대전 하늘정원교회 목사는 이렇게 답했다.
“성경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씀이 있듯 새로운 시대를 품을 그릇(교회)은 계속 만들어져야 합니다. 물론 기존 교회들을 통합하는 작업도 필요할 겁니다. 인구가 줄고 개신교인도 감소하고 있으니까요.”
2016~2018년 기감 남부연회 감독을 지낸 최 목사는 개척교회 전문가라 할 수 있다. 1980년 하늘정원교회를 개척해 중형 교회로 키웠으며 2000년부터는 매년 교회개척성장학교를 열고 있다. 해마다 4월이면 3박4일 일정으로 열리는 교회개척성장학교는 개척을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교회를 개척한 뒤 어려움을 겪는 목회자 60여명을 초대해 부흥 노하우를 가르쳐주는 행사다. 코로나19 탓에 열리지 못한 지난해를 제외하면 2020년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개최됐다.
최 목사가 전한 개척교회 성공 로드맵은 크게 3단계로, ‘목회 철학을 세운다→후원 그룹을 비롯해 교회 개척에 필요한 팀을 만든다→교회가 집중할 사역을 정한다’ 순으로 요약할 수 있었다.
최 목사는 “이들 3가지 단계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목회 철학을 세우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집을 지을 땐 설계도가 필요하듯 교회 개척 역시 마찬가지”라며 “목회자가 자신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무엇인지, 어떤 비전을 품을지 결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개척교회를 시공하는 단계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강조했다.
“교회개척성장학교 과정을 수료한 목회자가 1200명이 넘을 겁니다. 이 학교를 통해 부흥을 이룬 교회가 적지 않습니다. 미국에 있는 한인 목회자의 요청으로 미국에서 행사를 열었던 적도 있어요. 지난해엔 불가피하게 열 수 없었는데 올해엔 꼭 행사를 재개하고 싶습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