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하나님을 아는 자

입력 2022-02-10 03:05

하나님과 우리의 인격적인 관계는 체험으로 아는 것을 뜻하는 히브리어 ‘야다’에서 성립됩니다. 개인적으로 지난해 12월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20일 동안 자가 격리와 생활치료센터 입소, 입원하며 하나님을 더 깊이 아는 은혜를 누렸습니다. 하나님을 아는 자는 이미 영원에 들어가 있으므로 죽음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나서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늘에 앉아 있기 때문입니다.(엡 2:6)

하지만 제 아내까지 코로나 중증환자가 돼 산소 호흡기에 의지하게 됐을 때는 정말 난감했습니다. 새벽에 기도하던 중 저를 통해 복음을 들었거나 직분을 받았던 수많은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그들 대부분이 그리스도를 지식으로만 알 뿐 인격적으로 아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들 가운데 오늘 당장 죽음이 찾아온다면 천국에 입성할 분이 별로 없다는 현실이 제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제가 아직 제대로 된 하나님의 종이 아니라는 사실이 그날 새벽에 명확해진 것이죠.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종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을 회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을 아는 자에게 근본적인 희망은 말씀의 능력입니다. 마음으로 받은 말씀을 입술로 고백하면 창조의 능력이 나타납니다. 코로나에 감염될 때부터 로마서 8장 28절 말씀을 끊임없이 고백했습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그 후 하나님의 선하심과 신실하심, 인자하심을 지속해서 경험했습니다. 투병 중인 아내를 보며 시편 118편 17절을 끊임없이 고백했습니다.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여호와께서 하시는 일을 선포하리로다.”

그때 저는 아내가 죽지 않고 살 것이란 걸 성령 안에서 알았습니다. 코로나로 급하게 재정적인 필요가 생겼을 때도 말씀을 고백함으로 응답받았습니다. “하나님이 능히 모든 은혜를 너희에게 넘치게 하시나니 이는 너희로 모든 일에 항상 모든 것이 넉넉하여 모든 착한 일을 넘치게 하게 하려 하심이라.”(고후 9:8)

하나님을 아는 자는 문제와 위기 속에서 임마누엘을 체험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수십 년 동안 목숨 걸고 교회를 다녔습니다. 이번 경우처럼 교회의 담임목사가 교회 시스템과 분리되는 것이 처음엔 굉장히 낯설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저와 주님과의 관계는 오히려 더 깊어졌습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모든 걸 주님께 위탁한 자가 누리는 자유는 놀라웠습니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2) 종일 성경을 읽으면서 기도할 때 제 영혼은 춤추며 찬양하고 싶을 정도로 기뻐 뛰었습니다. 위로부터 임한 평안 때문에 하나님과 저의 관계가 가을하늘처럼 청명했던 것이죠. 저와 제 아내를 병원으로 인도하신 하나님의 숨은 계획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성령의 감동으로 맞은편 병상에 계신 분에게 복음을 전했는데 그분은 복음을 받고 완전히 변화되셨습니다. 그분은 기저질환과 코로나로 너무 고통스러워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었습니다.

저는 믿음의 용기를 얻어 복음을 전했습니다. “내가 저주를 받아 코로나에 걸렸다”고 탄식하던 분이 뒤집혔습니다. “영생을 주시기로 작정된 자는 다 믿더라.”(행 13:48) 갑자기 병실 분위기가 바뀌었고 다들 의료진의 예상보다 며칠 일찍 퇴원했습니다. 병원에서 그리스도를 만난 분들은 현재 각자 교회로 연결돼 주님과의 관계를 잘 이어가고 계십니다.

신승길 목사(안산 선한목자교회)

◇신승길 목사는 안산 선한목자교회를 개척해 말씀의 본질을 추구하려는 이들과 온·오프라인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매일 밤 8시에 기도회를 진행하며 신앙의 공동체를 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