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 차기 회장에 함영주(65·사진) 지주 부회장이 내정됐다.
하나금융지주는 8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함 부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함 부회장은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임기 3년의 하나금융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2012년부터 10년간 하나금융을 이끌어온 김정태 회장 뒤를 잇게 된 것이다.
함 부회장은 강경상고 졸업 후 일반 행원으로 입사, 충청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거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이후 초대 행장을 맡았다. 단국대학교 회계학과(야간)를 졸업한 뒤 2008년 미국 와튼스쿨 글로벌과정 등을 밟았다. 조직 통합뿐 아니라 ‘순익 1조원’을 달성하는 등 성과를 인정받았다.
회추위는 이날 후보 심층 면접을 거쳐 함 부회장을 단독 후보로 확정했다. 회추위는 “함 후보는 하나금융의 안정성과 수익성 부문 등에서 경영성과를 냈고, 조직 운영 면에서도 원만하고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또 “그룹의 ESG 총괄 부회장으로서 ‘ESG 경영’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며 “디지털 전환 등 급변하는 미래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회추위는 함 부회장이 앞둔 소송 결과와 별개로 회장 선임 일정을 진행키로 했다. 함 부회장은 오는 25일 채용 비리 사건 1심 선고가 예정된 데다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와 관련한 금융당국 징계처분 취소 소송 선고도 오는 16일로 예정돼 있었다. 선고 결과를 지켜본 뒤 최종 후보를 추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보고 최종 후보를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주 내부적으로는 채용 비리 사건 2심에서 무죄 선고된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 사례 등 함 부회장과 비슷한 사건에 대한 선고 결과를 검토했다고 한다.
앞서 회추위는 지난달 28일 함 부회장을 포함해 내외부 인사 5명을 최종후보군(숏 리스트)으로 추렸다. 2012년부터 3차례 연임에 성공한 김정태 현 회장은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임기를 마치게 됐다. 김 회장은 70세 나이 제한 규정 때문에 교체가 불가피했다. 김 회장은 연임 의사가 없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