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은 역대 1월 가운데 가장 적은 눈과 비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종의 ‘이상기상’ 현상이지만 기상청은 기후 변화보다 고기압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강수량은 2.6㎜로 평년(26.2㎜)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1월 강수량 기준으로는 기상 관측이 전국으로 확대된 1973년 이래 가장 적었다. 1월 강수량이 0㎜인 곳도 전국 62개 기상 관측 지점 중 13곳에 달했다.
지난달 유독 낮은 강수량을 기록한 이유는 고기압의 영향이 컸다. 한반도 서쪽에 기압능(저기압에 둘러싸인 골짜기처럼 나타나는 고기압 구역)이 발달하면서 맑은 날씨가 계속되는 날이 많았다는 것이다. 반면 저기압은 평년보다 동쪽으로 치우쳐 발달하면서 눈·비를 내리게 하는 기압골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이런 영향으로 지난달 일조시간은 217.8시간으로 평년(178.1시간)보다 39.7시간이나 많았다.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긴 일조시간을 기록했다.
눈은 자주 내렸지만 양은 많지 않았다. 지난달 눈일수는 6.8일로 평년(6.5일)보다 높았던 반면 강수일수는 3.6일로 평년(6.5일)보다 적었다. 눈일수는 눈, 진눈깨비, 싸락눈 등 어느 하나가 관측된 일수다. 강수일수는 일강수량이 0.1㎜ 이상인 날의 수다. 최저 기준(0.1㎜)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양이 적었다는 뜻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쪽 지역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눈이 자주 왔으나 일부 지역을 빼면 양이 적었다”면서 “강수일수 자체가 적지는 않았기 때문에 기후 변화라기보다는 이례적으로 발달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