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배터리 삼총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가 올해 과감한 행보를 예고했다. ‘대규모 투자’ ‘수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 전기차 시장이 더 확대한다는 관측을 바탕으로 투자를 늘려서 매출과 이익을 모두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시설투자에 총 6조3000억원을 투입한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 총 투자액(4조원)보다 58%나 늘어난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은 투자금을 GM과 조인트벤처 뿐만 아니라 미국 미시간, 중국 등에서 쓸 예정이다. 투자목적은 생산능력 증설, 연구·개발(R&D) 강화다. 생산능력을 높여서 한층 뜨거워질 전기차 시장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과 2020년에 적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7680억원의 흑자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은 2020년 대비 42% 증가한 17조9000억원에 달했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인 권영수 부회장은 “무엇보다 가장 기본이 되는 품질 향상 및 수익성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미래 준비를 위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은 지난해 매출 42조6547억원, 영업이익 5조255억원을 거뒀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총 6조~6조5000억원을 설비투자에 투입한다. 이 가운데 SK온 몫은 4조원가량이다. SK온은 배터리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생산능력을 계속 늘릴 방침이다. 판매량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2025년쯤에 한 자릿수 중반대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사업 육성을 위해 지난해 10월 1일 SK온을 분사했다. 당분간 기업공개(IPO) 계획은 없다. 무리한 차입 없이 투자금을 조달하는 게 SK온의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차입금보다는 조인트벤처 파트너를 통해 투자 재원을 조달하거나 전략·재무적 파트너를 유치해 자금을 끌어오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삼성SDI는 매출과 수익성 담보를 위한 투자를 지속한다. 특히 높은 에너지밀도를 갖춘 제품의 판매를 확대한다. 외형 성장과 동시에 수익성도 개선도 이뤄내겠다는 생각이다. 삼성SDI는 미국 스텔란티스 외에 다른 기업과도 협력을 추진 중이다. 헝가리 제2공장 증설에 나서는 등 투자를 차질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