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단 전멸” 조롱까지… 오만한 중국 여론

입력 2022-02-09 04:02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사흘째인 지난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 경기에서 질주하고 있다. 황대헌은 경기 후 실격처리 됐다. 연합뉴스

중국 관영 매체는 8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경기 편파판정에 대해 “심판 판정은 정확했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포털에는 “한국 군단의 전멸”이라거나 “그것이 쇼트트랙의 룰”이라고 조롱하는 글이 도배됐다.

베이징일보는 한국 선수들의 준결승 장면을 짧은 영상으로 편집해 올리고 “심판 판정이 옳았다”고 주장했다. 중국 봉황망도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대회 결승에서 심판진이 헝가리 선수 류 사올린에게 페널티 2개를 부과해 중국 런쯔웨이가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이 옳은 판정이었다고 보도했다.

포털과 SNS에는 이 경기에서 중국이 금메달과 은메달을 딴 데 대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중국의 한 누리꾼은 “황대헌이 실격 판정을 받아 결승 진출에 실패한 것은 한국 팀의 전멸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올림픽은 매 경기가 끝나면 심판이 경기 영상을 확인해 반칙이 나올 경우 누구든 탈락시킬 정도로 룰이 엄격하다”며 “중국 선수의 우승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변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헝가리 선수가 먼저 런쯔웨이의 진로를 손으로 막았고 나중에는 발을 뻗어 방해했다”며 “영상을 천천히 돌려보면 모든 진실이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심판 판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한국과 헝가리 국민들을 향해 경기 영상을 다시 보라는 뜻으로 “너희들은 눈을 고치러 가라”고 조롱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웨이보에는 한국 선수들이 인터뷰를 거부하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는 내용의 글과 영상이 검색어 5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 인터뷰 거부’ 해시태그는 조회수 3억회를 넘겼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