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1월 발주량 160% 급증… 중국과 양분체제 견고

입력 2022-02-09 04:08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4개월 만에 반등했다. 늘어난 발주량의 절반 이상은 국내 조선업계가 강점을 가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대형 컨테이너선(1만2000TEU 이상)에 집중됐다. 한국과 중국의 조선시장 양강 구도는 더 견고해지고 있다.

8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월에 전 세계 선박 발주는 307만CGT를 기록했다. 전월(178만CGT) 대비 72%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9월 이후 내리막을 걷던 선박 발주량이 4개월 만에 반등했다. 지난해 선박 발주량이 크게 증가했던 탓에 올해는 ‘역기저 효과’로 발주량 감소에 무게를 두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LNG 운반선과 컨테이너선 중심으로 수요는 지속하고 있다. 1월 전체 발주량 가운데 LNG 운반선은 111만CGT(36%), 대형 컨테이너선이 94만CGT(31%)를 차지할 정도다.

이에 따라 한국과 중국의 조선시장 ‘투톱 체제’는 한층 뚜렷해졌다. 한국은 지난해 발주된 LNG 운반선의 87%, 대형 컨테이너선의 49%를 수주했을 만큼 막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컨테이너선에 강점을 지닌 중국은 LNG 운반선에서도 점유율을 높이려고 분투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전체 수주량의 48%를 중국이 차지했고, 한국은 45%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은 전월 대비 수주량이 160% 증가하며 큰 폭으로 늘었다. 이와 달리 지난해 내내 7~10% 점유율을 보였던 일본은 지난달 수주량이 전월보다 18% 감소했다. 점유율이 3%로 쪼그라들었다.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선박 교체수요가 이어지면서 선가도 14개월 연속 오름세다. 지난달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54.26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127.11포인트)과 비교하면 1년 사이 약 27포인트나 올랐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가 150포인트를 넘은 것은 조선 호황기였던 2009년 6월 이후 12년 만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발주가 좀 줄겠지만, 평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규제에 선령이 오래된 선박의 교체수요가 겹치면서 친환경 선박 위주로 발주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