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은 8일 “미국 본토를 사정권 안에 두고 미사일 시험까지 진행해 거대한 진폭으로 세계를 진감시키는 나라는 이 지구상에 오직 우리 국가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은 홈페이지에 게시한 글에서 연초에 진행한 극초음속미사일 발사와 지난달 30일 감행했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 등을 언급하며 이같이 전했다. 북한은 새해 들어 잇달아 실시했던 미사일 시험발사가 미국을 의식한 행보임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6차 회의가 지난 6~7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밝혔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라토리엄(유예) 해제 검토를 시사해 이번에 어떤 후속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됐으나 김 위원장은 회의에 불참했고 대외 메시지도 없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축원한 상황에서 자극적인 대외 메시지를 통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언행을 자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에 침묵하면서 김정일 생일 80주년(2월 16일)이나 김일성 생일 110주년(4월 15일) 계기로 열리는 열병식에서 대외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올해 예산을 편성했다. 북한의 올해 국방 예산은 전체 예산의 15.9%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보건 분야에 포함됐던 코로나19 대응 예산이 올해 별도 항목으로 분리 신설돼 지난해보다 33.3%나 증액됐다. 중국과의 열차 교역 일부 재개 등 방역정책 변화에 필요한 예산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백신과 관련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말하는 ‘선진적 방역체계’는 중국식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김일성 생일 이후 백신 접종과 확진자 발생 지역 봉쇄와 같은 중국식 방역정책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