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편파 판정으로 얼룩진 사상 최악의 베이징올림픽

입력 2022-02-09 04:05
개막 초부터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막장으로 가고 있다.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이 속출하고 경기장 시설 관리도 엉망이다. 일찌감치 사상 최악의 오명을 썼는데 개최국 중국은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

쇼트트랙 경기는 목불인견 그 자체다. 7일 남자 1000m 준결승전에서 한국의 황대헌과 이준서는 각 조 1, 2위를 기록했는데 실격 처리됐다. 상대 선수와 접촉 없이 추월하거나, 앞으로 질주해 뒷 선수를 자연스럽게 막았는데 이를 반칙으로 판정했다. 자리다툼이 빈번한 쇼트트랙의 특성을 부정한 것이다. 결승전에선 1위로 통과한 헝가리 선수도 메달을 뺏겼다. 중국 선수가 헝가리 선수의 팔을 잡아당겼는데 페널티는 정작 헝가리 선수가 받았다. 지난 5일 혼성 계주에서는 중국팀이 동료를 터치하지도 않았는데 결승에 올라 금메달을 땄다. 중국에 금메달을 몰아주려는 각본 없이는 상상하기 힘든 일들이다. 대한체육회는 1000m 경기 결과에 대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기로 했는데 당연한 결정이다. 쇼트트랙뿐이 아니다. 스키점프 남녀 혼성 단체전에서는 4개국 5명의 선수가 무더기로 실격됐다. 복장 크기 때문이라는데 실격 선수 중 한 명은 같은 옷을 입고 개인전에서 메달을 땄다. 옷은 같은데 판정이 달라졌다. 한마디로 코미디다.

저질 빙판은 이번 올림픽의 수준을 보여준다. 쇼트트랙 한국팀에서 여러 명이 넘어졌고 세계랭킹 1위도 엉덩방아를 찧었다. 남자 1000m 결승전에서는 경기 도중 빙질 문제로 재경기가 열리는 초유의 일이 일어났다. 시설 관리는 대회 성공 개최의 기본인데 이를 망각했다.

중국은 올림픽을 통해 ‘중화굴기’를 과시하려 했다. 하지만 오히려 오만한 민낯과 무능을 드러내며 “중국이 중국했다”는 조롱만 샀다. 한국 선수단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보여줘야 한다. 치졸한 상대에게는 그게 가장 아픈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