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상 가자”… 작년 IPO 공모액 20조 ‘역대 최대’

입력 2022-02-08 04:06

지난해 기업공개(IPO) 공모 규모가 전년보다 4배로 급증해 역대 최대인 2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장 당일 평균 수익률도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반 투자자의 청약 열기가 지나치게 뜨거워지면서 ‘묻지마식’ 투자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의 ‘2021년 IPO 시장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89개 기업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IPO를 통해 모은 금액은 19조7084억원으로 집계됐다. 70개 기업이 4조5426억원을 모은 2020년 대비 333.9% 불어난 것이다.

이는 팬데믹 기간에 나타난 국내 주가 상승과 시중 유동성 증가 등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됐다. 특히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쪼개기 상장’을 통해 IPO에 나선 기업 공모액(9조7520억원)이 지난해 전체 공모액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기관뿐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간 청약 경쟁은 한층 뜨거워졌다. 청약 과열은 2020년 중반 이후 지속적인 주가 상승에다 크래프톤 등 대형 IPO 등장으로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결과다. 지난해 일반 투자자의 평균 경쟁률은 1136대 1로, 956대 1을 나타낸 2020년 대비 18.8% 증가했다. 지난해 청약증거금은 784조원(평균 8조8000억원)으로 전년(342조원, 평균 4조9000억원) 대비 배 이상 급증했다.

공모가 대비 상장 당일의 종가 수익률 평균은 지난해 57.4%로 최근 5년간 가장 높게 나타났다.

대출로 청약증거금을 마련하는 등 한탕을 노린 ‘빚투’가 막대한 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니너스(-33.0%) 등 15개사(16.9%)는 지난해 상장 당일 종가가 공모가격 대비 하락하는 등 공모시장 양극화 현상도 뚜렷했기 때문이다. 게임 개발사인 크래프톤도 고평가 논란 속에 일반 청약 흥행에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최근까지 공모가(49만8000원)에 못 미치는 주가를 기록 중이다. 공모주 투자를 한다고 해서 모두 수익을 거둘 수 없는 법이다.

금융당국은 IT업종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특례상장사에 대한 심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