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 놓고 ‘미·독’ ‘프·러’ 정상회담… 어떤 결론 나올까

입력 2022-02-08 04:04
미 제18공수사단 소속 부대원들이 독일에 수송기로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미 제82공수사단 1700명의 공수부대원도 이날 우크라이나 인접국인 폴란드에 도착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일 미군 3000명을 폴란드와 루마니아, 독일에 배치하도록 승인한 바 있다. UPI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같은 날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난다. 4개국 정상의 외교전은 모두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각 회담의 성격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미·독 정상회담은 러시아 제재를 위한 서방 동맹의 단결을 끌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독일은 러시아에 대한 가스 의존도가 높아 대러 제재 전선에서 그동안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프·러 정상회담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중심의 유럽 안보 재편을 주장해 왔던 마크롱 대통령의 독자적 움직임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숄츠 총리의 첫 방미 의제 중 가장 중요한 건 베를린이 서방 동맹에 전념하고 있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는 유럽에서 가장 심각한 안보위기 상황에서 리더십 부재로 국내외의 날카로운 비판을 받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실제 독일 유력지 슈피겔은 지난주 “독일이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과묵함 때문에 미국에서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로 불신을 받고 있다”는 내용의 기밀문서를 보도했다. 해당 문서는 에밀리 하버 주미 독일대사가 독일 외무부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은 그동안 러시아 제재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에스토니아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을 막았고, 최근에는 무기 대신 헬멧 5000개를 지원해 논란이 일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미·독 정상회담이 억지력 강화를 위한 독일의 적극적 행보를 끌어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숄츠 총리는 이날 독일이 리투아니아에 주둔하는 병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군사적 지원 강화 가능성을 밝힌 셈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행보도 주목된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피하기 위한 협상이 가능하고, 러시아가 자국의 안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의 목표는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나토와 유럽연합(EU)이 함께하기 위한 규칙을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NYT는 “바이든 행정부는 강경 입장을 취하고 있고, 독일은 곤경에 처해 있고, 러시아는 안보 문제 해결을 위한 결단을 내린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은 위기 해결을 위해 유럽 안보를 재편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밀착하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을 겨냥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실제로 감행한다면 러시아는 전략적 대가를 지불해야 하고, 중국이 이를 지원할 경우 중국 역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베이징올림픽이 끝나기 이전에 러시아가 군사적 침공을 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