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아쉬운 역전패… 아시안컵 첫 ‘준우승’

입력 2022-02-07 04:03
한국 여자축구 대표 선수들이 6일 인도 나비 뭄바이의 DY 파틸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2022 AFC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지소연(왼쪽)의 패널티킥 골이 터진 뒤 함께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국 여자축구가 아시안컵 우승 도전에 실패했지만 역대 최고인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어려움 속에서 사상 최초로 결승 무대에 오르는 등 선전을 거듭했으나 천적 중국을 넘지 못했다. 2008년 베트남 대회 이후 14년 만에 결승에 오른 중국이 9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6일 인도 나비 뭄바이의 DY 파틸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2대 3으로 석패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 다소 고전했다. 일본과 4강전에서 선제골을 허용한 뒤 어려운 경기를 펼쳤던 중국은 초반부터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한국은 중원 압박과 단단한 수비로 이를 막아냈다.

중국이 기회를 놓치자 흐름은 한국 쪽으로 넘어왔다. 한국은 전반 27분 선제골을 만들었다. 이금민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땅볼 크로스를 중앙에서 쇄도하던 최유리가 그대로 밀어 넣으면서 1-0으로 앞서갔다. 기세를 탄 한국은 전반 종료 직전 추가 골도 만들어냈다. 이금민의 패스가 상대 수비수 팔에 맞았고, 비디오 판독(VAR) 결과 패널티킥(PK)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지소연은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중국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선수교체를 가져가며 반격에 나섰고 후반 23분 만회 골로 추격에 나섰다. 중국은 핸드볼 반칙으로 얻어낸 PK를 골로 연결했다. 한국은 분위기를 탄 중국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은 후반 26분 동점 골을 터뜨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그대로 헤딩 슈팅으로 연결하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결정적인 기회를 맞이했으나, 두 차례 슈팅이 골키퍼 선방과 수비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중국은 경기 종료 2분을 남기고 역전 골을 만들어냈다. 수비 뒷공간으로 돌아 들어가면서 이어받은 패스를 그대로 골로 연결했다. 경기가 그대로 끝나면서 한국은 2대 3으로 패배했다.

결승에선 패했지만 태극전사들은 험난한 여정 끝에 사상 첫 아시안컵 준우승이라는 새역사를 썼다. 한국은 아시안컵 정상을 차지하기 위해 지소연 조소현 이금민 등 해외파와 국내 정상급 선수들을 모두 소집해 국내에서 훈련했다. 하지만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악재가 터졌다. 선수와 스태프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출국 전 이틀 간격으로 세 차례 코로나 검사를 받았을 때 선수단 전원이 음성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현지 감염이 의심됐다. 대표팀은 결국 4명을 제외한 채 첫 경기에 나섰다.

추가 확진자까지 발생하며 조별리그 내내 ‘완전체’로 선발 명단을 꾸릴 수 없는 상황에서도 대표팀은 높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첫 경기인 베트남 전에선 한 수 위 기량을 선보이며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3대 0 승리를 거뒀다. 지소연은 멀티골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미얀마 전에서는 밀집 수비에 다소 고전했지만 수비진을 뚫어내는 데 성공하며 2대 0으로 승리를 거뒀다.

강호와 승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한국은 조별리그 3차전에서 숙적 일본을 만나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가는 흐름 속에서 후반 막판 동점 골을 만들어 무승부를 기록했다. 8강전에선 강력한 우승 후보 호주를 만나 PK 찬스를 놓치고도 1대 0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역대 상대 전적에서 4승 7무 28패로 압도적 열세였던 천적 중국에 막혔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