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 세련된 점프… 오서 코치 “메달도 가능”

입력 2022-02-07 04:07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차준환이 6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체육관에서 실시한 공식훈련 중 몸을 틀며 뛰어오르고 있다. 차준환과 이시형은 8일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다. 베이징=권현구 기자

“코로나로 힘든 분들에게 힘이 되는 경기를 하고 싶어요.”

마스크를 쓴 채 인터뷰에 임한 ‘피겨 왕자’ 차준환(20)은 언제나처럼 밝고 씩씩했다. 연습 도중 넘어지면서 허리를 쓸려 통증이 있을 법했지만 달리 아픈 티도 내지 않았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국가대표 차준환(20)과 이시형(21)은 6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체육관 연습링크에서 공식훈련을 했다. 베이징에 도착한 뒤 세 번째 연습이다. 두 선수 모두 8일 있을 쇼트프로그램 연습에 집중했다.

4년 전 평창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피겨 역대 최고순위인 15위에 오른 차준환은 더한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에선 개인 공인 최고점인 273.22점으로 우승했다. 일본의 하뉴 유즈루와 미국의 네이선 첸 등 베이징 대회 우승 후보들이 참석하지 않았지만 자신감을 얻었다. 차준환을 지도 중인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이틀 전 한국 취재진과 만나 “메달도 가능하다. 현실적으로 6위권 정도 성적을 거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차준환은 이번 시즌 쇼트프로그램 곡인 ‘페이트 오브 더 클락메이커’(Fate of the Clockmaker·시계공의 운명)에 맞춰 연습했다. 역동적인 바이올린 선율이 돋보이는 곡이다. 그는 “팬들께서 만들어준 메시지북에서 추천받았다. 음악이 짧아서 믹스매치할 곡을 찾다가 지금의 쇼트 곡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연습에서 차준환은 대체로 안정적인 점프와 회전을 보여줬다. 쇼트프로그램 연습을 제외하면 점프마다 오서 코치와 의견을 교환하는 모습도 보였다. 연기 도중 점프를 성공한 뒤 스파이럴(다리 한쪽을 든 채 이동하는 자세)을 하다 크게 넘어져 벽에 부딪혔지만 미소지은 뒤 이내 일어나 나머지 연기에 열중했다. 그는 “다른 연습날보다 에너지 있게 타려고 했는데 급하게 하려다 발이 꼬였다. 개의치 않는다”며 웃었다.

차준환은 8일 쇼트프로그램에서 쿼드러플 살코, 10일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 살코와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를 뛸 계획이다. 모두 점수 배정이 높은 고난이도 점프 기술이다.

그는 “이번 시즌 계속 쇼트에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왔다. 계속 그 컨디션을 유지해서 이번에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려 한다”며 “제가 만족할 수 있는 점수, 과정을 얻고 싶다”고 했다.

함께 훈련한 이시형은 일단 쇼트프로그램에서 상위 24위 안에 들어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하는 게 목표다. 이시형은 “비점프 요소에서도 최고레벨 점수를 받도록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연습했다”면서 “4회전 살코 점프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 점프를 성공시킨 뒤 다른 것까지 성공해야 프리스케이팅 진출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베이징=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