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생물” 묘한 변화…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꿈틀’

입력 2022-02-07 00:03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양측 모두 공식적으로는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논의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다.

특히 윤 후보가 안 후보와의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화에 부정적이던 안 후보 측도 “정치는 생물”이라고 말하는 등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오는 13∼14일 대선 후보 등록 기간을 앞두고 양측의 단일화 논의가 진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6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초박빙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안 후보와 단일화해야 한다”며 “때가 됐다”고 말했다. 개인 의견임을 전제했지만 선대본부 고위 인사가 공개적으로 단일화 필요성을 거론한 것이어서 파장이 일었다.

그러자 권영세 선대본부장이 입장문을 내고 “선대본부는 후보 단일화에 대해 거론한 적 없고 향후 계획을 논의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단일화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됐다는 인터뷰 내용은 개인 의견일 뿐 선대본부 입장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권 본부장이 직접 원 본부장의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이준석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원 본부장 발언과 관련해 “최근 상황이 다소 좋아졌다고 해서 개인이 정치적 이해를 위해 그런 언급을 하는 것은 아주 부적절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원 본부장의 발언을 시작으로 선대본부 내에서도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선대본부 핵심 관계자는 “확실한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단일화를 해야 한다”며 “단일화 데드라인은 후보 등록일 전이 좋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도 최근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단일화를 한다면 내가 한다. 나에게 맡겨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 후보는 이날 광주에서 단일화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부적절한 사항”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단일화 문제로 당내 의견이 분분하다’는 질문에 “여러 의원께서 공개적으로 의견 표명을 개인적인 차원에서 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후보에게) 무슨 자리를 제안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당에서도 단일화와 관련한 기류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단일화는 없다고 생각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정치가 어떻게 교조적으로 갈 수 있겠나.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답했다. 또 “흔히들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지 않느냐”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어 ‘단일화 여론이 높으면 단일화를 고려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최 위원장은 “국민의 열망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아슬아슬한 대선 승리로는 정권을 잡은 이후 정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당 공식 입장은 대선 완주”라며 본인의 발언이 사견임을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국민의당이 안 후보 지지율 하락세와 막대한 선거 비용 등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단일화 논의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안 후보는 원 본부장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국민의힘 내에서도 서로 의견이 달라서 싸우고 있는데 제가 거기에 무슨 말을 하겠는가”라고 답했다.

이상헌 손재호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