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10대를 노린다… 확진 4명 중 1명 18세 이하

입력 2022-02-07 00:04
지난 20일 오전 세종시의 한 중학교에서 코로나19 ‘찾아가는 학교 단위 백신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백신 접종률과 효과 지속 기간이 오미크론 변이 우세종화 이후에도 연령대별 코로나19 발생률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60대 이상 고령층의 비중이 낮게 유지되는 반면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의 비중은 높게 형성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30일~이달 5일 18세 이하 확진자가 하루 평균 5824명으로 전주의 3188명에서 82.7% 늘어났다고 6일 밝혔다. 신규 확진자 중 해당 연령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6.1%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60세 이상 확진자 비중은 전주보다 소폭 커졌으나 8.8%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이달 말 20세 미만 연령대에서 하루 3만명꼴로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는 백신 접종률에 따른 영향이 크다. 이날 0시 기준 60대 이상 인구의 86.2%가 3차 접종까지 마친 반면, 13~15세는 2차 접종률도 66.8%에 그쳤다. 2010년에 태어난 만 12세는 대상자의 4%인 3179명만이 1차 접종을 받았다.

소아·청소년은 비교적 치명률이 낮긴 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반적인 유행 확산으로 인해 개별 확진자가 받는 의료 관리의 질이 점차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더 그렇다.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알려진 BA.2 변이 등 새 바이러스 유행 시 중증도가 어떻게 달라질지도 예단하기 어렵다.

실제로 최근 광주에선 국내 첫 10대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2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고등학생 A군(17)은 재택치료 끝에 격리해제됐으나 이달 4일 오전 숨졌다. 사인은 코로나19에 의한 폐색전증으로 추정됐다. 기저질환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20세 미만 사망 사례는 A군을 포함해 모두 네 건이다.

세계적으로도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소아·청소년 감염은 급증세다. 미국소아과학회(AAP)에 따르면 오미크론 확산이 정점에 이른 지난달 20일 기준 미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소아·청소년은 115만543명이었다. 같은 기간 미국에서 발생한 전체 코로나19 사례 451만4692건 중 25.5%를 차지했다.

오미크론이 최초로 발견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오미크론 기간 동안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후 병원에 입원하는 5세 미만 어린이 비율이 노인을 포함한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미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된 후 어린이 환자들의 입원이 대폭 늘어나 전체의 5%를 차지했다. 이전보다 4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네이처는 전염성이 매우 높은 오미크론이 상대적으로 면역에 취약한 소아·청소년에게 쉽게 노출돼 단기간 감염자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오미크론이 델타나 다른 변이에 비해 덜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소아·청소년 감염은 좀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소아의 경우 감염의 장기적 결과로 드물지만 심각한 다기관염증증후군(MIS-C)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경모 황인호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