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심한 예방적 살처분 안해도 방역 전선 건재”

입력 2022-02-07 04:06

논란을 빚었던 ‘확진농장 반경 3㎞ 이내 예방적 살처분’ 정책 완화 이후 조류 인플루엔자(AI) 살처분 개체 수가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 완화 정책을 펼쳤지만 11~1월 3개월간 AI 확진농장 수는 전년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칠 정도로 줄었다. 지나친 예방적 살처분 없이도 방역 효과가 컸던 셈이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겨울 AI 첫 발생일인 지난해 11월 8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확진 농장 수는 29곳이다. 해당 기간 동안 확진농장 및 인근 농장에서 예방적으로 살처분한 가금류 숫자는 391만5000마리로 집계됐다. 확진농장 1곳 당 평균 13만5000마리를 살처분한 셈이다.

이는 지난 겨울철과 대비된다. 2020년 11월 26일(첫 발생일)부터 지난해 1월의 경우 83개 확진농장이 나왔고 2307만7000마리가 예방적 살처분을 통해 파묻혔다. 확진농장 1곳 당 평균 27만8000마리 정도를 예방적으로 살처분했다. 올 겨울과 비교하면 확진농장 수 대비 배가량 더 많은 개체를 살처분한 것이다.

확진농장 수 대비 살처분 개체 수가 줄어든 것은 정책 변화 영향이 컸다. 농식품부는 2018년 9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확진농장 반경 3㎞ 이내 모든 가금농장에 예방적 살처분 명령을 내렸다. 과도하다는 비판이 잇따랐지만 방역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하지만 그 결과 국내에서 사육하는 산란계 수가 급감했고 이는 계란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며 논란이 커졌다. 결국 ‘반경 3㎞ 이내’ 정책은 지난해 5월부터 농장 방역수준에 따라 예외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개정되며 사실상 철회됐다. 그 결과가 살처분 감소로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고 방역의 끈이 약해진 것도 아니다. 11~1월이라는 집계 시점만 보면 올 겨울 확진농장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4.9%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AI 상황이 종료된 것은 아니지만 지난달까지만 보면 정책 변화에도 방역효과는 더 나아졌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