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5.5%↑ ‘외식물가’ 13년 만에 최대폭… 월급만 제자리

입력 2022-02-07 04:04
기름값을 포함해 연초부터 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3주 연속 오름세다. 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이한결 기자

기름값과 밥값 등 안 오르는 게 없다. 지난달 외식물가는 13년 만에 최대폭으로 올랐고,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기름값도 고공행진 중이다. 여기에 임금 인상 폭 대비 세금은 배 이상 오르며 가계를 짓누르고 있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는 1년 전보다 5.5% 올랐다. 2009년 2월(5.6%) 이후 12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식자재 가격 급등이 큰 영향을 미친 가운데, 인건비 상승과 수요 회복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옥수수·밀 등 기존 재고가 소진되면서 주요 외식품목 물가를 끌어올렸다.

갈비탕(11.0%), 생선회(9.4%). 소고기(8.0%) 상승률이 두드러졌고, 서민들이 즐겨 찾는 김밥(7.7%), 햄버거(7.6%), 설렁탕(7.5%), 라면(7.0%), 짜장면(6.9%), 치킨(6.3%), 삼겹살(5.9%) 등도 올랐다. 줄곧 마이너스 혹은 0%대 상승률을 보였던 커피 가격도 1.6% 올랐다. 가공식품 물가도 4.2% 오르면서 7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단행했지만 국제유가와 고환율이 겹치며 휘발유 값도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4일 기준 두바이유 현물 가격(싱가포르 거래소 기준)은 배럴당 90.22달러까지 치솟았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단행한 지난해 11월 둘째 주 수입 원유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평균 82.5달러였다.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통상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제유가를 따라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리터 당 휘발유 가격은 최근 최고가인 지난해 11월 둘째 주 1807.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물가 뿐 아니라 세금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5년간(2016~2021년) 고용노동부(사업체노동력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근로자 임금이 17.6% 오를 때, 근로소득세 및 사회보험료는 39.4% 뛰었다. 근로자 월임금(1인이상 사업체)은 2016년 310만5000원에서 2021년 365만3000원 오른 데 그친 반면, 근로소득세 및 사회보험료 부담은 2016년 36만3000원에서 2021년 50만7000원으로 상승했다.

사회보험료 중 증가율이 가장 높은 항목은 고용보험료였다. 고용보험료는 2016년 2만187원에서 2021년 2만9229원으로 44.8% 증가했다. 건강보험료(장기요양보험 포함)도 2016년 10만1261원에서 2021년 13만8536원으로 36.8% 증가했다. 한경연은 올해도 고용보험료와 건강보험료, 장기요양보험료 요율이 각각 0.1% 포인트, 0.1% 포인트, 0.7% 포인트 인상돼 근로자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김준엽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