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가 ‘특례시’ 날개를 달고 ‘세계적인 반도체 도시’로 힘차게 비상하면서 이제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 중심도시로 우뚝 설 태세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를 핵심 발판으로 친환경 경제자족도시를 향해 매진하던 용인시가 특례시 지위 부여를 통해 ‘세계적 반도체 생산도시 굳히기’에 나선 것이다.
개정된 지방자치법이 1월 13일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용인시와 수원 고양 창원시 등 인구 100만명 이상 기초지방자치단체들은 광역단체급 행정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특례시로 출범했다.
용인시는 특례시라는 도시브랜드로 시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도시경쟁력 향상에 따라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와 경기용인 플랫폼시티 조성사업 등을 더욱 원활하게 추진 할 수 있게 됐다.
첨단·관광·R&D 등 대규모 재정투자사업이나 국책사업 유치도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광역단체인 경기도를 거치지 않고 시가 직접 처리할 수 있는 특례사무 권한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산업단지 인허가,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 구성·운영 등 특례시와 행전안전부가 함께 발굴한 86개 기능 383개 단위사무에 관한 법령이 개정되면, 복잡한 행정절차가 개선되고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자율적인 사업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
백군기 시장은 7일 “용인특례시가 나아갈 길은 명확하다. 시민들이 살기 좋은 친환경 생태도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를 기반으로 한 경제자족도시를 만드는 것”이라며 “110만 시민과 함께 앞으로의 100년이 더욱 기대되는 용인특례시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세계적 반도체 생산도시 구축의 핵심은 뭐니뭐니해도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다. 용인일반산업단지가 사업비 약 1조7903억원을 투입하고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하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는 지난해 3월 시의 최종 승인으로 본궤도에 올랐다. 민선 7기 ‘백군기호’ 출범 후 2년만의 성과로, 2036년까지 처인구 원삼면 일원 약 415만㎡(126만평)에 총 4곳의 반도체 생산 공장(Fab)이 건설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이를 통해 용인시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를 동시에 품은 세계 유일의 도시가 된다.
정부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를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로 지정함에 따라 반도체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용인에 둥지를 틀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기업인 미국의 램 리서치가 처인구 지곡산단에 반도체 R&D 센터를 건립할 예정이어서 용인시에 반도체 삼각벨트 구축이 가능해졌다.
반도체 중고장비 유통분야 세계 1위 기업인 서플러스글로벌이 처인구에 둥지를 틀었고, 원자층 박막증착 장비업체인 씨앤원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장비업체 애플티 등 반도체 강소기업들도 투자의향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에는 나노엑스코리아가 원삼일반산업단지에서 반도체 생산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시는 여기에 더해 경기용인 플랫폼시티에 들어서는 R&D센터와 지식산업단지에도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대거 입주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계획이다. 또 ‘반도체고등학교’를 설립해 반도체 분야의 맞춤형 우수인력 양성을 꾀한다.
올해 용인시에서는 처음으로 경기도종합체육대회가 열린다. 개·폐회식 주제는 ‘놀라운 미래’로, 이를 통해 반도체클러스터를 기반으로 용인이 꿈꾸는 미래비전을 야심차게 보여줄 예정이다.
백군기 용인시장
“특례시 지위에 걸맞은 법적 권한 확보 과제 남아”
“특례시 지위에 걸맞은 법적 권한 확보 과제 남아”
“특례시라는 명칭에 맞는 법적 권한을 확보하는 과제가 남았습니다.”
백군기(사진) 경기 용인시장은 4년 전 민선7기 시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해 마침내 ‘경제자족도시 용인’의 큰 그림에 방점을 찍었다. 이에 더해 고군분투로 특례시 지위는 확보했지만 그는 아직 미완성이라는 입장이다.
백 시장은 7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특례시 권한 확보를 통해 인구 규모에 맞는 행정을 실현해야 한다”면서 “공업지역 공급물량 배정 권한 역시 특례시 권한으로 확보해 K-반도체 벨트의 중심도시에서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도시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기폭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례시 출범을 계기로 조직은 물론 권한, 재정에서도 광역단체 수준의 권한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 시장은 특례시를 이끌어 갈 핵심 키워드로 단연 ‘반도체’를 꼽았다. 그는 “처인구 원삼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 이어 이동읍에 제2용인테크노밸리가 들어선다. 서부권인 기흥구 보정·신갈동에 경기 용인플랫폼시티가, 기흥구 고매동 일원에 국내 최대 반도체 장비기업 세매스의 R&D센터가 건립된다”며 반도체를 지렛대로 한 지역 균형발전 로드맵을 제시했다.
백 시장은 “K-반도체 벨트의 중심도시로서 100년 미래 설계를 위해서는 소부장 기업의 유치에 총력을 펼쳐야 한다”며 “동서간 균형발전도 필요하다. 용인도시기본계획을 재수립해 용인시 전체를 아우르는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했다.
백 시장은 경기도종합체육대회에 남다른 열정을 보인다. 그는 “철저한 방역시스템과 AI를 이용한 대회 중계시스템을 구축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용인시민과 경기도민 모두가 안전하게 대회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용인=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