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삼엄한 코로나19 방역 통제 속에서 막을 올렸다.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은 한국시간으로 4일 저녁 9시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국가체육장)에서 열렸다. ‘함께 미래를 향해(一起向未 )’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대회에선 선수 2870명(4일 오후 공식 홈페이지 기준)이 이튿날부터 20일까지 16일간 15개 종목(금메달 109개)에서 실력을 겨룬다.
개막식은 경기장 중심에 띄운 대형 ‘福(복)’자와 오륜기를 중심으로 중국 거리 문화인 ‘광장춤(廣場舞)’이 식전공연으로 펼쳐진 뒤 시작됐다. 24절기 중 입춘(立春)과 중국 56개 소수민족, 황허(黃河)강의 얼음과 눈꽃을 형상화한 본공연 뒤 성화대에 불이 오르며 마무리됐다. 장이머우 영화감독의 연출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본공연에 앞서 관중의 환호를 받으며 입장했다. 공연진도 시 주석을 향해 붉은 솔을 흔들며 환호에 동참했다. 절대권력을 과시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경기장에는 선수, 관계자와 취재진 외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중국 정부가 선별 초청한 관중만 들어왔다.
미국 영국 호주 독일 등 10개 국가는 중국 내 위구르족 인권탄압 등을 비판하며 정부 대표단 파견을 거부했다. 한국에서는 박병석 국회의장이 문재인 대통령 대신 참석했다. 한국 선수단 개막식 참석 규모도 줄었다. 애초 계획한 20명의 절반 수준인 11명이다. 선수단 관계자는 “이동거리, 날씨 등에 따른 컨디션 조절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선수단은 중국어 국가명 순서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지침에 따라 73번째로 개막식에 입장했다. 공연진이 세계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만들어 낸 통로를 따라서였다. 쇼트트랙 곽윤기와 김아랑이 기수로 선두에 나섰다.
경기장에서 만난 미국 선수단 공보담당관 크레이그 보너트씨는 “정치 문제보다는 올림픽이야말로 세계인이 스포츠의 깃발 아래 평화롭게 모일 유일한 기회라는 데 주목하고 싶다”고 말했다. 4년 전 평창올림픽을 포함 총 13번의 올림픽에 참가했다는 그는 “도쿄올림픽보다 방역이 엄격한 건 맞다. 하지만 적어도 아직까진 중국이 대회 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소재 대학에 다니는 중국인 자원봉사자 우지씨는 인터뷰를 청하자 윗선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잠시 자리를 뜬 뒤 돌아왔다. 그는 “개막식은 매우 큰 행사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주어진 일을 다할 것”이라면서 “주변 지인과 가족도 이번 올림픽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