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이어 수도권도 아파트값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 아파트값은 서울보다 높은 상승세를 이어왔는데, 2년 6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여기에 집값의 선행지표로 꼽히는 미분양이 지난해 12월 3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집값 하락의 전조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이 4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1월 31일 기준)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값은 직전주보다 0.02% 떨어졌다. 부동산원 통계 기준 지난 한해 17.97% 올랐던 수도권 아파트 값이 2년 반 만에 꺾인 것이다.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아파트값 상승률 1, 2위를 기록했던 인천과 경기의 아파트 값은 전주 대비 각각 0.04%, 0.03%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값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01% 하락했다. 25개구 중 아파트값이 오른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상승세가 계속돼온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도 보합 전환했고, 강북 지역은 -0.02%로 전주(-0.01%)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주택 시장 침체는 전국 미분양 주택 수와 거래량으로도 확인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1만7710가구로 집계됐다. 전월(1만4094가구)보다 25.7% 늘었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9월(1만3842가구) 역대 최저 수준을 찍은 뒤 10월부터 다시 증가세다. 반면 지난해 12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5만3774건으로 전월 대비 19.9%, 1년 전보다는 61.7% 감소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시장이 상승기에서 하락기로 전환하는 단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속단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분양이 석 달 연속 늘기는 했지만, 집값이 급등한 뒤 조정을 거쳤던 2008년 12월과 현 정부 출범 시점(2017년 5월)과 비교하면 3~10배가 적다. 거래량 감소 역시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와 겨울철 비수기, 대선을 앞둔 관망세 등이 겹친 결과라는 해석도 많다.
정진영 이종선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