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대장동 충돌… 尹 “천문학적 특혜” 李 “尹후보가 이익”

입력 2022-02-04 04:00
심상정 정의당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왼쪽부터)가 3일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첫 대선 후보 4자 TV토론을 시작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토론은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2시간 동안 지상파 방송 3사를 통해 생중계됐다. 대선이 34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많아 TV토론이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3일 첫 TV토론에서 ‘대장동 의혹’을 놓고 충돌했다. 윤 후보의 의혹 제기도, 이 후보의 해명도 기존 내용을 되풀이한 수준에 그쳤다.

KBS·MBC·SBS 지상파 방송 3사 합동 TV 토론이 시작되자마자 윤 후보는 대장동 의혹을 고리로 공세를 펼쳤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때 대장동 도시개발로 김만배 등이 3억5000만원을 투자해 시행수익과 배당금으로 6400억원을 챙겼다”고 선제공격을 가했다.

윤 후보는 이어 “(이 후보가) 작년 9월 기자회견에서 ‘이 설계를 내가 했다’라고 했고, 10월 기자간담회에서도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는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성남시 몫이 얼마나 확보될지 설계한 것이고, 다시 하더라도 이렇게 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윤 후보가 말한 것은 지난번에 제가 일부러 국정감사를 자청해 이틀간 탈탈 털다시피 검증됐던 사실”이라며 “이런 얘기를 다시 하며 시간 낭비하기보다는 민생과 경제 이야기를 많이 하면 어떻겠느냐”고 반격했다.

윤 후보는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특정인에게 천문학적 특혜를 주는 부분에 국민이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며 “김만배씨가 법정에서도 ‘이 설계는 시장의 지시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했는데, 이런 개발 사업에서 3억5000만원을 투자한 사람에게 배당받을 수 있는 최상한선인 캡을 씌우지 않고 이렇게 설계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 있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이 후보는 “부정부패는 업자를 중심으로 이익을 준 사람에게 해당된다”며 “윤 후보는 이익을 줬고, 저는 이익을 빼앗았다”고 응수했다. 이 후보는 또 “‘이재명 시장은 12년 동안 찔러봤더니 씨알도 안 먹히더라’고 얘기하던 분들이 ‘내가 한마디만 하면 윤 후보는 죽는다’고 얘기하지 않느냐”고 압박했다.

이 후보는 이어 “윤 후보 부친의 집을 그 관련자들이 사주지 않았느냐, 그것도 이익”이라며 “저는 아무 이익이 없었던 점을 보면 오히려 윤 후보가 더 책임져야 하지 않나 싶다”고 주장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대장동 공방에 동참했다. 심 후보는 이 후보에게 “지금 유동규 전 본부장과 김만배씨가 재판 중인데 이들의 배임 혐의가 무죄냐, 유죄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일단 검찰이 기소했으니 혐의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잘 모르겠다. 구체적인 세부사항은 모른다”고 즉답을 피했다.

최승욱 강보현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