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령화… 8년 뒤 생산가능인구 320만명 줄어든다

입력 2022-02-04 04:04
구직자들이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구직 단념자는 62만8000명으로 2014년 이후로 가장 많았다. 뉴시스

저출산·고령화 영향으로 2030년까지 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2020년 대비 320만명 이상 줄어들 수 있다는 정부 전망이 나왔다. 제조업·건설업 등 기존 주력산업 일자리가 쪼그라드는 반면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취업자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노동시장 구조 변화 대응력’이 정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0~2030년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는 2020년에 비해 134만4000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 2010~2020년 증가 폭(396만명)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생산가능인구 전체 숫자는 늘지만 연령별로 세분화할 경우 증감 상황은 엇갈린다. 15~64세는 320만2000명 줄어들지만 65세 이상은 450만6000명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15~29세 청년층 인구 비중도 2020년 19.9%에서 2030년 14.7%로 5.2%포인트 줄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비해 50세 이상 중장년층 비중은 2020년 45.8%에서 2030년 55.0%로 전망됐다.


고용부 관계자는 “저출산 고령화 영향으로 청년층 비중이 급격히 낮아지고 장년층 이상 비중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는 2025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활동인구는 생산가능인구 중 일할 수 있는 능력과 취업 의사를 동시에 갖춘 사람을 뜻한다.

2030년에 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대폭 줄더라도 청년 취업난 등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오히려 고용부는 2025년을 기해 2030년까지 15세 이상 취업자가 10만7000명 감소할 수 있다고 봤다. 더욱이 고학력화 현상이 도드라지면서 질 좋은 일자리에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전문대 이상 고학력 인구는 2020년 38.8%에서 2030년 43.1%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산업·직업별 구조 전환을 뒷받침할 정부의 고용정책이 나올지도 미지수다. 보고서에서는 기존 주력산업의 취업자 수가 크게 줄어들고 디지털·헬스케어 분야로의 대대적인 일자리 이동이 예상됐다. 구체적으로는 디지털화·고령화로 정보통신과 보건복지 분야 일자리가 각각 13만5000명, 78만1000명 늘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화·온라인화 등 영향으로 전통서비스업인 도소매업은 14만명 줄 것으로 예측된 것과 반대다. 건설업·제조업에서도 약 3만개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국내 전체 경제활동참가율은 1995~1963년생인 베이비붐세대가 65세로 편입되는 2024년에 정점에 이른 후 2025년부터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경제 성장으로 2035년에는 인력 수요가 기준전망보다 15만4000명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산업전환으로 축소되는 일자리는 원만한 이동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