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마일리지 사용처를 늘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만큼 고객이 일상에서 마일리지를 쓸 수 있는 기회를 확대했다. 고객에게 혜택의 범위를 넓히면서 회사는 부채를 줄일 수 있는 양수겸장 전략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삼성전자, LG전자와 제휴한 ‘마일리지 적립몰 가전관’을 3일 열었다.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회원들은 TV, 세탁기, 건조기, 태블릿PC 등 100여종의 인기제품을 할인가에 구매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마일리지 쇼핑몰 내 ‘위클리딜즈’에서 매주 다양한 마일리지 소진 제휴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마일리지 쇼핑몰 내 ‘기내면세점’에서 가족 마일리지를 합산해 제품을 사는 게 가능해졌다. CGV, 이마트, 에버랜드 등으로 제휴처를 늘려 마일리지 보너스 항공권 구매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마일리지를 소진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한항공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은 지난달에 이마트와 협업해 이마트 매장에서 결제할 때 할인받을 수 있는 바우처를 마일리지로 판매하고 있다. 대한항공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에서 1400마일을 차감해 바우처를 받으면 최종 결제 금액에서 1만원을 깎아주는 식이다. 단, 이마트에서 7만원 이상 구매해야 한다.
스카이패스 600마일리지를 차감하면 4900원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1개월 이용권도 받을 수 있다. 마일리지 복합결제 서비스인 ‘캐시 앤 마일즈’를 도입해 항공권 구매 시 항공운임의 20% 이내에서 최소 500마일부터 원하는 만큼을 마일리지로 결제할 수 있다. 이밖에 호텔 숙박, 로고상품 등의 제품을 대한항공 ‘마일리지 몰’에서 살 수 있다.
두 항공사가 마일리지 사용처를 확대하는 배경에는 ‘부채 줄이기’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대한항공의 이연수익은 2조5529억원이다. 이연수익은 최초 매출 거래시점이 아니라 마일리지 소진 때 인식되는 수익이다. 이연수익만큼 마일리지가 쌓여있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3분기 이연수익은 9113억원이다. 두 회사의 쌓여 있는 마일리지만 약 3조5000억원에 달한다.
한편 통합 이후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를 합치면,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가치가 현재보다 낮게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