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업체 아너(Honor)가 대약진을 했다. 아너는 미국 제재로 위기에 처한 화웨이가 스마트폰 사업부문을 분사해 만든 회사다. 아너는 빠르게 전열을 정비해 화웨이의 빈자리를 회복하고 있다. 3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너는 점유율 17%로 애플(20.6%)에 이어 2위에 올랐다. 2020년 4분기 점유율은 4.6%에 머물렀으나, 1년 만에 판매량이 253.4% 증가했다. 그동안 화웨이의 빈자리를 차지하며 빠르게 성장하던 비보(16.8%), 오포(16.6%), 샤오미(15.8%) 등을 다 제쳤다.
미국 제재로 사실상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했던 화웨이 브랜드에 대한 중국 소비자의 충성도가 여전히 높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아너는 2013년 화웨이의 중저가 브랜드로 시작해 영역을 견고히 다졌다. 화웨이는 2020년 아너를 선전시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아너는 지난해 초만 해도 한자릿수 점유율에 머물렀다. 부활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빠르게 공급망과 유통망을 복원하면서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0월에 ‘아너 50’ 글로벌 출시를 시작했고, 12월에 중국 시장에서 최신 모델 ‘아너 60’을 공개했다. 올해 1월에는 삼성전자 갤럭시 Z폴드3와 같은 인폴딩 방식의 폴더블 스마트폰 ‘매직 V’를 선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아너가 화웨이에서 떨어져 나온 회사라는 점 때문에 미국 정부가 아너를 제재 대상에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