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적자인데 실내취식도 못해, 한숨 깊어진 휴게소

입력 2022-02-04 04:06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고속도로 휴게소 매출액이 30%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 연휴 기간에도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실내 취식이 금지된 탓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고속도로 휴게소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한숨만 더 깊어진 모습이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3일 한국도로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속도로 휴게소 매출액은 2016년 1조3246억원, 2017년 1조3548억원, 2018년 1조3842억원, 2019년 1조4304억원으로 계속 증가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덮친 2020년에는 1조466억으로 매출액이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9812억원으로 더 줄어들었다. 2019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매출액은 31.4%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대비 2021년 매출액 감소가 가장 큰 휴게소는 기흥(복합) 휴게소로, 무려 60.3%(89억4600만원) 매출이 감소했다. 그다음으로 서울만남(부산) 휴게소 43.0%(43억9900만원), 횡성(강릉) 휴게소 42.3%(58억7800만원) 순으로 매출액 감소율이 높았다.

소위 ‘개그우먼 이영자 맛집 리스트’에 오른 휴게소들도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소떡소떡’으로 유명한 안성(부산) 휴게소는 2019년 대비 매출이 36.7%(102억400만원) 감소했으며, ‘한우 더덕 스테이크’로 유명한 횡성(강릉) 휴게소, ‘이천쌀밥정식’으로 유명한 마장휴게소도 각각 매출이 42.3%(58억7800만원), 30.4%(56억4300만원) 감소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고속도로 휴게소 사정은 나아지기 어려워 보인다. 정부는 앞서 ‘설 명절 특별방역 대책’을 발표하면서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의 모든 음식 메뉴를 포장 판매만 할 수 있도록 했다. 휴게소 안에서의 취식을 금지한 것이다. 야외 테이블에도 가림막 설치와 좌석 간 거리두기 조치를 하도록 했다.

한국도로공사는 휴게소 지원 방안으로 임대료 면제 및 납부유예, 보증금 환급, 공공관리비용 지원 등을 시행 중이지만 매출 감소분을 메우기는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자 측에선 도로공사의 임대료와 관리비 등 고정비 부담 때문에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매출액이 가파르게 감소하는 가운데 휴게소 운영 비용은 줄어들지 않고 일부 비용은 되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액의 10~15%로 추산되는 도로공사의 임대료에다 인건비·수도광열비 등 고정비용까지 합치면 적자폭을 줄이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