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가 처음 발견됐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변이 등장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오미크론 변이가 감염력은 델타 변이보다 훨씬 높지만, 치명률이 매우 낮다는 과학자들의 연구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남아공의 ‘초과 사망자’가 이처럼 오미크론 변이 발견 이전 수준으로 내려갔다고 보도했다. 초과 사망은 특정 시기에 통상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망 건 수를 넘어선 추가 사망을 뜻한다. 코로나19 사망자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감염과 연관성이 높은 사망자 등을 포함한다는 의미다.
남아공 의학연구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셋째 주 초과 사망자 수는 886명으로, 1주일 전(1329명)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했다. 오미크론이 발견되기 이전인 지난해 10월 셋째 주(824명) 이후 가장 낮은 사망자 수치다.
남아공에서는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감염자 숫자는 오미크론 등장으로 크게 증가했지만 중증환자 발생은 델타 변이 때보다 현저히 낮아졌으며, 사망자도 지난달 하순부터 극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 의학 통계로 드러난 셈이다.
통신은 “이런 현상은 미국 유럽 동북아 중동 남미 등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전염성이 높은데 비해 치명도가 낮은 오미크론 변이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전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것은 작년 11월 말이다. 지난해 11월 25일 남아공 의학계는 같은 달 초 채취한 검체에서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를 확인했다고 발표했고, 이 변이에는 오미크론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이후 남아공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작년 7월 이후 5개월 만에 4차 유행이 진행됐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남아공 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작년 12월 12일 3만7875명으로 정점을 찍고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다만 지난 1일 기준 7일 평균 신규 확진자는 3219명으로, 3차 유행 후 가장 낮았던 작년 11월 2일(169명)에 비해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기존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다른 변이와 잘 구별되지 않는 특성 때문에 ‘스텔스 오미크론’이란 별명이 붙은 오미크론의 하위 유형 ‘BA.2’ 출현으로 남아공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확진자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BA.2가 세계 57개국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