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가 리빙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가구 배송·설치 서비스를 내놓는가 하면, 프리미엄 매장을 꾸리고 나섰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급성장하는 리빙 시장에서 대형마트의 샅바싸움이 치열하다.
이마트는 오는 4일부터 해외에서 직접 들여온 가구와 PB가구 상품을 대상으로 ‘e배송·설치’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가구 특화 물류스타트업 하우저와 손을 잡고 소비자가 원하는 날짜에 가구를 배송·설치해주는 방식이다. 전국 이마트 138개 점포에서 이용할 수 있다. 배송·설치 비용은 품목과 관계없이 2만원이다.
이마트는 그동안 소비자가 직접 운반하고 설치해야 했던 DIY 상품에 대해 배송·설치 서비스를 적용하기로 했다. 설치 서비스가 가능한 상품은 다용도 메탈 랙, 러빙홈 원목 테이블, 러빙홈 우든 3단 선반, 프로 게이밍 테이블 등 22개다. 향후 서비스 품목을 늘려갈 계획이다.
대형마트는 그동안 프리미엄 리빙 브랜드나 부피가 큰 가구 시장과 거리가 멀었다. 프리미엄 제품은 백화점에서 선점했고, 배송·설치 비용이 드는 가구는 빠르게 온라인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리빙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자 대형마트도 입지를 다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한국건설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리빙 시장 규모는 60조원으로 추산된다. 2020년 41조5000억원보다 44.6%나 증가했다. 2020년 시장 규모도 2019년보다 약 1.5배 커졌었다. 소매가구 판매 규모는 2020년 약 10조1000억원으로 2019년(8조원대)보다 25%가량 성장했다.
롯데마트는 ‘프리미엄’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했다. 자체 브랜드 ‘룸바이홈’의 전문매장인 ‘룸바이홈 랩’을 열며 리빙 시장 공략에 속도를 붙였다. 룸바이홈 랩은 서울 송파구 유니클로 잠실점 자리에 1058㎡(약 320평) 규모로 들어섰다. 오프라인 매장 강화로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아우르며 리빙 시장에서 목소리를 높이려는 포석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전문 디자이너와 협업한 PB제품, 폴란드 구스나 체온조절 침구 등 호텔침구 수준의 상품 등을 룸바이홈에서 선보이고 있다. 초고가 시장을 선점한 백화점과 가성비 리빙 전문매장의 틈새를 공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신성희 이마트 가구 바이어는 “배송과 설치 특화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 가구 시장의 강점을 차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구는 다른 상품군과 달리 크고 무거워 배송 편의성이 높은 온라인으로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쇼핑몰 가구 거래액은 2020년 4조9944억원으로 2019년 3조5359억원보다 41% 증가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