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영적 각성이 희망이다

입력 2022-02-05 03:04

코로나19와 함께 시작된 비정상적인 예배와 신앙생활의 변화를 경험하면서 한국교회는 큰 혼돈에 빠졌습니다. 특히 젊은이들의 교회 이탈 현상은 다른 연령층보다 심화하고 있습니다. 각 교단은 문제해결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입안하면서 출구를 모색하고 있으나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이러한 때에 교회와 성도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기보다는 다양한 자기 성찰과 위기돌파를 위한 길을 찾아야 합니다. 특히 변화하고 있는 사회적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시대와 문화의 지평에 반응하는 성도로 서야 합니다.

우리 사회와 교회는 모세와 같은 무한책임의 자세로 하나님 앞에 서는 지도자와 성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성경 속 모세는 온유의 리더십으로 이스라엘의 광야 시대를 이끈 지도자로 표현되는데 오늘 본문에 나타난 모세는 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하나님 앞에 엎드리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1. 죄를 슬퍼하는 눈물의 지도자 모세

최근 한국교회는 문제의 중심에서 자신을 제쳐놓고 해결책을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모든 문제를 타인에게 투과시키는 것입니다. 책임을 지지 않는 지도자, 하나님 앞에서 슬픔을 느끼지 않고 눈물이 메말라버린 지도자, 바로 이것이 오늘날 교회의 비극이요 미래의 희망을 막고 있는 암막과 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모세를 보십시오. 31절에서 그는 “…슬프도소이다…큰 죄를 범하였나이다”라며 백성들의 실수와 죄를 자신의 슬픔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을 위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타인의 죄를 보며 슬퍼하는 것은 결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감정입니다. 백성이 저지른 큰 죄를 놓고 슬픔을 감추지 못하는 모세, 우리는 그의 모습에서 희망을 찾아야 합니다.

2. 모세의 출구전략 기도

32절에서 모세는 여호와께 나아가 백성들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 아니라 기도로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그러면서 그 죄를 슬퍼하시는 하나님의 슬픔을 자신의 슬픔으로 고백하며 그들을 위해 죄를 사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죄를 지은 사람들, 우상신을 만든 사람들은 아론과 백성들인데 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오직 모세가 홀로 하나님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백성의 죄를 자기의 죄로 뒤집어쓰고서 눈물을 흘리며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모습이 바로 우리 사회의 모습이요, 교회의 모습일 겁니다. 그래서 시대의 죄악을 위해 슬퍼하며 기도하는 사람, 민족의 죄악을 슬퍼하며 기도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3. 무한책임을 지는 지도자 모세

32절에서 모세는 “…기록하신 책에서 내 이름을 지워 버려 주옵소서”라고 기도합니다. 정말 충격적인 기도입니다. 공동체에 고통과 상처를 준 사람들을 위해서 모세는 이렇게 기도한 것입니다. 이런 기도는 모세만이 할 수 있는 기도라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이런 사람을 찾고 계십니다.

세상이 망할 것 같고 교회가 쓰러질 것 같고 희망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십니까. 지금 모세가 처한 환경과 상황은 오늘날 우리 시대보다 더 어려웠습니다. 교회 공동체가 무너지고 나라가 무너질 것 같은 상황이었으나 지도자 한 사람이 영적으로 각성하고 기도하며, 희생하고 목숨을 걸었을 때 회복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가 모세와 같은 지도자가 되고, 회복의 디딤돌이 됩시다. 그래서 절망을 희망으로 만들고 무너진 것을 재건하며 민족공동체와 신앙공동체의 회복을 견인하는 성도들이 됩시다.

오종영 목사(대전 영성교회)

◇대전 영성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 소속으로 가족공동체, 행복한 신앙공동체를 지향하는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