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깊어 가는 野 단일화… 국민의힘 일단 윤 자강론

입력 2022-02-03 04:05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설날인 1일 인천 강화군 강화풍물시장을 방문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윤 후보는 말린 새우, 가자미식해, 쑥떡, 젓갈, 김치, 방울토마토 등을 구입했다. 윤 후보는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내서 살기 좋은 대한민국, 멋진 강화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제공

야권 후보 단일화를 놓고 국민의힘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율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단일화 없이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자강론’이 힘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윤석열·안철수’ 3강 구도에서 위험한 도박을 하는 것보다 단일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승세를 굳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현재까지는 단일화와 관련해 본격적인 움직임은 감지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전격적으로 시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2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단일화 문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자강에 노력을 기울이고, 지지율 제고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대본부 관계자도 “설 연휴 동안 내부에서 단일화와 관련한 별다른 논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이 수석대변인은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서 나중에 하나로 뭉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는 13∼14일 대선 후보 등록 기간은 단일화 국면의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단일화 없이도 승리할 수 있다는 낙관론은 국민의힘에서 확산되고 있다. 4자 구도(이재명·윤석열·안철수·심상정)를 전제한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앞서고 있고, 안 후보 지지율이 하락세를 그리면서 나타난 기류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안 후보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갇히면 사표 방지 심리 때문에 안 후보 표가 윤 후보에게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후보가 10% 내외 지지율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승리를 위해선 단일화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반론도 거세다. 대선이 임박할수록 여권 지지층이 이 후보에게 결집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의 격차로는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의원은 “민주당의 추격 의지를 꺾기 위해선 안 후보를 껴안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경선보다는 ‘통 큰 단합’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윤 후보가 과거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의 공동정부를 뛰어넘는 거대한 양보를 하고, 안 후보가 정권교체에 동참하는 결단을 내리면 단일화 방정식이 풀릴 수 있다는 논리다. 영남권 의원은 “의미 있는 단일화를 위해선 윤 후보와 안 후보 모두에게 고도의 정치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