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 투자자를 위한 시총 5000억 미만 기업의 장단점, 위험 요인 등을 있는 그대로 담은 기업 리포트가 나온다.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의 박기현 센터장과 연구원 9명이 발간을 맡는다. 기존 민간 리포트와 가장 다른 점은 객관성과 솔직함이다. 센터는 연내 200여개 보고서의 자체 생산·배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분석 기업의 장점뿐 아니라 단점과 리스크까지 모두 보여주겠다”며 “비영리법인(IR협의회) 소속이라는 강점을 살려 객관적이고 투명한 리포트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 센터장과는 지난달 28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업리서치센터는 시총 5000억원 미만 상장사에 대한 리포트를 전문적으로 발간하는 것을 목표로 올 초 설립됐다. 시장에 배포되는 리포트가 지나치게 대형주만 다룬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한국거래소·예탁결제원·증권금융이 공동 출연했다. 제작된 리포트는 무상으로 투자자들에게 제공된다.
증권사의 기존 ‘스몰캡(중소형주)’ 보고서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거리두기로 담보된 객관성이다. 박 센터장은 “(회사·기관의) 돈을 받고 나오는 리포트는 기업의 단점을 잘 부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특정 기업이나 기관에 소속되지 않아 중립적으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을 위해 기관 영업을 하는 민간 증권사와 달리 온전히 기업 분석과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중소형 기업은 변동성이 강하다. 사업 범위가 좁고 안정적이지 않아 매출·수익이 들쭉날쭉한 경우가 많다. 이를 고려해 센터의 리포트는 무리하게 목표주가와 매수·매도의견을 담지 않는다. 하지만 투자의 기준이 될 기업의 연간 이익, 추정 실적 같은 지표에 대해 분명한 근거를 갖춰 제시할 계획이다.
글로벌 통화정책 긴축으로 국내외 증시가 급락하면서 중소형주 투자자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기업이 주로 현재 실적보다 미래 성장세에 의존하는 터라 금리 인상은 주가에 치명적이다. 박 센터장은 “지금까지 모든 종목이 상승했다면 이제부터는 중소형주의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라며 “매출이 오르면 결국 이익도 수반될 수밖에 없다. 매출 성장세를 체크해보라”고 조언했다.
기업리서치센터의 리포트는 개인을 독자로 상정한다. 기존 리포트는 기관 투자자들을 위해 쓰였기에 어려운 용어가 많았다. 박 센터장은 “투자 용어를 최대한 쉽게 풀어 쓰고, 리포트 양식도 한눈에 들어올 수 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나 포털, 유튜브 등을 통해 적극 배포해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센터의 첫 번째 리포트는 오는 3월 발간된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