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안갯속 대선판이 펼쳐지고 있다. 대선이 2일로 35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각종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혼전을 벌이고 있다. 1987년 이후 치러진 7번의 대선에서 찾아볼 수 없던 모습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누가 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 없다”며 “결론적으로 말하면 초박빙”이라고 분석했다. 박 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2030세대와 중도층 등 ‘스윙 보터’(어떤 후보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의 유동성이 커 과거 대선과 비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국갤럽이 1987년 이후 역대 대선 여론조사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02년 대선을 제외하고는 약 한 달 전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했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후보 모두 해당 시점에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유일한 예는 2002년 대선이다. 당시 노무현 후보는 대선 39일 전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후보에게 밀리고 있었다. 그러나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의 힘으로 대역전에 성공한 뒤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5~27일 전국의 성인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이 후보와 윤 후보는 35%의 동률을 기록하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결과 참조).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두 후보의 성격이 당내 주류가 아닌 ‘아웃사이더’에 가깝다는 점에 주목했다. 박 교수는 “두 후보 자체가 집토끼를 고정시켜 둘 수 있는 성격의 후보가 아니다”며 “그래서 여론조사가 뒤집히는 속도가 빠르고, 극단적인 결과들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대선을 한 달 앞둔 상태에서 이렇게 엎치락뒤치락하는 경우는 없었다”며 “역대 다른 대선에서는 한 후보가 상당히 큰 표 차이로 이기거나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했다”고 분석했다.
최 원장은 “자세히 살펴보면 윤 후보 쪽으로 최근 흐름이 기울고 있는 것은 맞는다”면서도 “그러나 초유의 박빙 구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 후보도 얼마든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가현 구승은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