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안갯속’ 대선… 투표 코앞인데 1등이 없다

입력 2022-02-03 00:03
국민DB

역대급 안갯속 대선판이 펼쳐지고 있다. 대선이 2일로 35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각종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혼전을 벌이고 있다. 1987년 이후 치러진 7번의 대선에서 찾아볼 수 없던 모습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누가 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 없다”며 “결론적으로 말하면 초박빙”이라고 분석했다. 박 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2030세대와 중도층 등 ‘스윙 보터’(어떤 후보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의 유동성이 커 과거 대선과 비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국갤럽이 1987년 이후 역대 대선 여론조사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02년 대선을 제외하고는 약 한 달 전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했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후보 모두 해당 시점에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유일한 예는 2002년 대선이다. 당시 노무현 후보는 대선 39일 전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후보에게 밀리고 있었다. 그러나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의 힘으로 대역전에 성공한 뒤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5~27일 전국의 성인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이 후보와 윤 후보는 35%의 동률을 기록하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결과 참조).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두 후보의 성격이 당내 주류가 아닌 ‘아웃사이더’에 가깝다는 점에 주목했다. 박 교수는 “두 후보 자체가 집토끼를 고정시켜 둘 수 있는 성격의 후보가 아니다”며 “그래서 여론조사가 뒤집히는 속도가 빠르고, 극단적인 결과들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대선을 한 달 앞둔 상태에서 이렇게 엎치락뒤치락하는 경우는 없었다”며 “역대 다른 대선에서는 한 후보가 상당히 큰 표 차이로 이기거나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했다”고 분석했다.

최 원장은 “자세히 살펴보면 윤 후보 쪽으로 최근 흐름이 기울고 있는 것은 맞는다”면서도 “그러나 초유의 박빙 구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 후보도 얼마든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가현 구승은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