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국, 사도광산 등재 철회 주장은 근거 없는 중상”

입력 2022-02-03 04:04
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사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후보 추천과 관련해 우려를 표명한 한국에 대해 “근거 없는 중상”이라고 주장했다. 또 범정부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2일 내각관방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날 다키자키 시게키 관방 부장관보가 주재하고 외무성, 문부과학성, 문화청 등 관계 부처의 국장급이 참여한 사도광산 태스크포스(TF) 회의가 처음 열렸다.

내각관방은 사도광산 TF 설치 목적과 관련, “역사적 경위를 포함해 다양한 논의에 대응하기 위해서 부처를 넘어선 대응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근거 없는 중상에는 의연히 대응하기 위해 관계 부처 간에 정보를 공유하고, 정부가 하나가 돼 효과적인 대응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추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으며 즉시 철회해야 한다는 한국 측 입장을 정면 반박한 셈이다.

내각관방은 첫 TF 회의 결과에 대해 “세계유산 등재 실현을 위해 정부 부처를 넘어 대처할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수시로 TF 회의를 개최해 관계 부처 간 대응을 조율하기로 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전날 오전 열린 각의에서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추천하는 방안을 승인했고, 같은 날 오후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추천서를 냈다.

이에 맞서 한국 정부는 지난달 28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추천한다고 발표한 직후 관계 기관과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TF를 출범시켰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는 관계 기관과 전문가로 구성된 민관 합동 TF를 중심으로 국제사회와 적극 공조해 체계적이고 전방위적인 대응을 시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일본 내부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사도광산 유적, 겸허하게 전하는 조화야말로’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어떤 세계유산도 복잡한 역사와 얽혀 있어 평가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負·짊어져야 할 책임)의 측면과 관련한 지적을 겸허히 마주해 유네스코 가맹 각국과 유산의 가치를 다면적으로 서로 인정하는 조화의 자세를 일본은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도광산의 등재 여부는 내년 여름쯤 결정될 전망이다. 세계유산으로 채택되기 위해선 21개국으로 구성된 세계유산위원회에서 3분의 2 이상인 14개국이 찬성해야 한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