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 세수 오류 기재부 세제실장 문책성 인사

입력 2022-01-28 04:03
기획재정부가 신임 세제실장으로 윤태식 국제경제관리관을 임명했다고 27일 밝혔다. 세제실에서 오랜 기간 세법을 다뤄 온 이들을 배제하고 비전문가를 실장 자리에 앉힌 파격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전망치보다 60조원 가까이 더 걷힌 세수 추계 오차에 대해 비판이 일자 홍남기 부총리가 세제실에 대한 징계성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실제 이번 인사는 홍 부총리가 통상적인 내부 인사안을 몇번 뒤집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부총리는 지난 17일 예정에 없던 출입기자 간담회를 통해 “지난해 세수 오차가 크게 난 부분에 대해 엄중하게 생각한다”며 보완 대책 중 하나로 ‘인사 교류’를 꼽았다. 세법 전문가가 아닌 이들을 세제실로 보내 세수 추계 등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당시 홍 부총리는 “세법에 대한 전문성도 필요하지만 일반적인 지혜가 같이 모아질 필요가 있지 않겠나 싶다”고 설명했다.

당초 김완섭 예산총괄심의관과 한훈 차관보도 물망에 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후보군 중 윤 신임 세제실장은 소통 최전선인 대변인을 거친 유일한 인물이다. 이런 점이 홍 부총리의 최종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국장급 인사도 병행했다. 종합부동산세 등을 담당하는 재산소비세정책관으로 세제실 출신이 아닌 신중범 국장을 발탁했다. 재산소비세정책관을 맡았던 박금철 국장은 예산실 행정국방예산심의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세수 추계 오차가 폐쇄적인 세제실 환경 때문이라는 홍 부총리 인식이 반영된 결과지만 비판도 적지 않다. 한 세제실 관계자는 “국세청만큼 전문성을 키워줘도 모자랄 판에 비전문가를 앉히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세종=신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