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 해역으로 파병된 청해부대 승조원 중 2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군 당국은 긴급조치에 나섰다. 청해부대 36진(최영함) 승조원은 모두 304명이다.
27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전날 청해부대 병사 1명이 경미한 오한 등 코로나19 증상을 보였다. 이후 함내에 구비된 신속 유전자증폭(PCR) 검사장비인 ‘엑스퍼트(X-pert)’로 검사한 결과 양성으로 확인됐다.
청해부대는 지난 22일과 24일 코로나 백신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실시하기 위해 주둔국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항에 19일부터 정박 중이었다.
병사 1명이 확진되자 군 당국은 밀접접촉자 80여명을 격리 조치했다. 또 승조원 304명 전원에 대해 엑스퍼트 진단검사를 실시했다. 검사는 5명의 검체를 1개조로 묶는 ‘풀링(Pooling)’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속한 검사 결과를 얻기 위한 조치였다. 이 결과 전체 61개조 중 17개조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후 군 당국은 승조원 전원의 검체를 채취해 현지 병원에 PCR 검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27명(간부 18명, 병사 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합참에 따르면 이중 10명은 인후통과 두통 등 경미한 증상을 보이고 있으나 체온은 정상이라고 한다. 나머지 17명은 무증상 상태다.
군 당국은 먹는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이날 현지에 도착해 조만간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체 인원의 10% 정도가 복용할 수 있는 양으로 알려졌다.
감염경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항구에 정박해 물자를 보급받을 때도 접촉 인원을 최소화하면서 방역 조치를 철저히 지켰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파병 중인 36진 승조원들은 지난해 11월 출항하기 전에 전원이 국내에서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데 이어 무스카트항에 정박하면서 부스터샷까지 맞았다. 이에 따라 청해부대 승조원 확진자는 모두 돌파감염 사례가 될 전망이다.
군 당국은 긴급조치를 위해 오만 정부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현지 의료기관과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날 중으로 함정 운용을 위한 필수 인원을 제외하고 전 장병을 현지 호텔에 격리해 추가 확진을 방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7월 파병된 청해부대 34진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승조원 301명 전원이 급파된 수송기를 통해 국내로 이송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엔 301명 중 272명이 확진됐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