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7일 1만4518명을 기록하며 사흘 연속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같은날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출입 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차담회 일정을 강행했다. 전날 공정위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도 나온 상황이었다.
조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30명 가까이 되는 출입 기자를 대상으로 차담회를 진행했다. 별도로 참석 인원 제한은 두지 않았고, 사전에 신청한 출입 기자가 모두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 결국 5평 가량 되는 기자실 한켠 탁자 주위 좁은 공간에 조 위원장을 비롯한 공정위 공무원들과 다수 취재진이 따닥따닥 붙어 앉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최근 공정위는 전원회의 참석이나 언론 대상 브리핑 등 대부분 취재 일정을 진행할 때마다 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해 취재 기자 참석 인원을 제한해왔다. 하지만 이날 진행된 조 위원장 차담회만은 다른 예외 기준을 적용했다. 조 위원장 본인도 이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인사말에서 “코로나19 변이 확산 등으로 가족들의 건강이 염려되겠지만”이라는 말로 서두를 열었다.
차담회와 관련해 공정위의 ‘오락가락’ 보도지침도 뒷말을 낳았다. 공정위는 맨 처음 차담회 일정을 계획할 당시, 일부 내용만 ‘보도 가능’으로 정하고 나머지 내용은 일체 비보도 해줄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차담회 내용을 ‘전면 비보도’ 하기로 바꿨다가, 차담회 일정 직전에는 다시 특정 사안에 대해서만 ‘보도 가능’하도록 방침을 수차례 변경했다. 브로드컴 불공정 거래 행위 혐의 관련 심사보고서 작성, 정보통신기술(ICT) 전담팀 확대 개편 등 내용을 조 위원장이 직접 알리고 싶어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공정위 안팎에서는 조 위원장이 본인 입맛에 맞는 언론 보도를 내겠다는 욕심에 무리한 일정을 강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공정위가 다루는 주요 이슈가 많다보니, 배경 설명 등 이해도를 높이자는 차원에서 자리를 마련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