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물 터진 오미크론… 매주 ‘더블링’ 우려

입력 2022-01-27 04:01
26일 저녁 서울 동작주차공원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1만명을 돌파했다. 둑이 터진 듯한 감염 확산세에 진단검사 역량 초과를 우려한 정부는 오는 29일부터 전국 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병행토록 허용했다. 설 연휴 이후 오미크론 대응체계를 전국으로 확대하려던 계획을 앞당겨 적용한 것이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26일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신규 확진자는 1만241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날 동시간대 확진자 9218명 대비 3000명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12시까지 일일 확진자는 전날 일일 확진자(1만3012명)를 넘어 또다시 역대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일 확진자는 지난 17일만 해도 3856명이었지만 9일 만에 3배 이상 불어났다. 확진자 증가 추이를 감안할 때 설 연휴 전 2만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높아졌다. 재택치료 대상자도 3만7071명으로 하루 전보다 5000명가량 늘어 관리 역량 대비 63.9%가 됐다.

전문가 사이에선 당분간 매주 확진자가 ‘더블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지난 21일 오미크론 전파력을 델타의 3배로 가정해 수리모형 예측을 실시한 결과 오는 3월 하루 확진자는 8만~12만명까지 늘 것으로 예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미크론 대응 점검회의를 열어 “오미크론 대응 방침에 대한 의사결정 속도를 빨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미크론 확산에 최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하지만 국민께서 지나친 불안과 공포에 빠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며 “(정부가) 한 달 전부터 준비해 온 오미크론 (방역) 상황을 국민에게 자신 있게 설명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광주 등 4개 지역에 오미크론 대응 검사체계를 우선 도입한 정부는 29일부터 전국 256개 선별진료소에서도 신속항원검사와 유전자증폭(PCR) 검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설 연휴가 끝나는 다음 달 3일부터는 전국에서 고위험군과 신속항원검사 양성자 등만 곧장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신속항원검사 시행 기관도 호흡기전담클리닉과 별도 지정된 동네 병의원으로 확대한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이날 “확진자가 폭증하는 현시점에선 성능이 우수한 PCR 검사를 더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의료인이 직접 (검체 채취를) 시행하는 항원검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가 PCR 검사에 비해 낮아 자칫 ‘가짜 음성’이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아직 중환자나 사망자 수는 증가세로 돌아서지 않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385명으로 전주 같은 요일에 비해 150명 가까이 줄었다. 사망자는 32명 발생했다. 백신 3차 접종을 서두르면서 고령층의 면역 수준을 끌어올린 효과로 풀이된다. 델타 유행이 한창이었던 지난해 12월 8일 신규 확진자 중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34.1%나 됐지만 이날은 7.7%뿐이었다.

송경모 박세환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