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러시아의 침공 위협으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우크라이나 전 지역을 대상으로 여행경보 3단계(출국 권고)를 발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리 교민이 많고 상대적으로 위험한 지역들에는 이미 3단계가 발령된 상태다.
외교부 당국자는 26일 “상황에 대응을 빨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 지역 3단계 발령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전날 우크라이나 남·동·북부 12개 주에 대한 여행경보를 3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이로써 기존에 3단계였던 3개 주(크림·루간스크·도네츠크)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전체 25개 주 중 15개 주가 3단계 지역이 됐다. 다만, 나머지 10개 주는 위험도가 비교적 낮고 체류하는 교민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경보 3단계가 발령되면 해당 지역 교민들에게 긴요한 용무가 아닌 이상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안전한 지역으로 출국할 것이 권고된다. 3단계 지역이 확대되면서 일부 교민들이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경보 최고 수위인 4단계는 여행 금지다. 4단계가 발령된 지역의 경우 입국 예정자에 대해서는 여행이 금지되고 기존 체류자는 즉시 대피·철수해야 한다.
우크라이나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은 총 565명이며, 대다수가 수도 키예프 인근에 거주하고 있다. 키예프는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민들도 사재기 같은 행동 없이 침착하게 영사의 조력을 받고 있다고 한다.
외교부는 식수와 비상식량 등을 확보하는 한편 유사시에 대비해 재외국민 대피 및 지원 계획도 세우고 있다. 몰도바나 슬로바키아, 폴란드 등 인접국으로 이동시키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미국 영국 호주 독일 등은 우크라이나 주재 공관 직원 및 가족의 철수를 진행하고 있지만, 한국대사관은 정상 운영 중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대사관에 있는 5~6명 정도의 필수인력이 재외국민 업무를 해야 한다”며 “교민들이 철수하기 전까지 공관 인력 철수는 안 한다”고 설명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