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민주당발 쇄신안 영향 없다… 지역구의원 ‘하방’해 표몰이”

입력 2022-01-27 04:0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필승결의대회’에서 이준석 대표 등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 대표는 “제가 한 달 전 의원총회장에서 이야기할 때보다 분위기 좋죠”라며 “이게 다 지지율 덕”이라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은 더불어민주당이 꺼내든 쇄신안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선거전략에 휘말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실무형·초슬림 선거대책본부를 가동하며 현역 의원들의 ‘하방’을 독려하고 있으니 민주당 따라하기식 쇄신은 불필요하다는 게 국민의힘 내부 분위기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핵심 관계자는 26일 “최근 임명직 포기를 선언한 ‘7인회’는 결국 ‘이핵관’(이재명 민주당 후보 측 핵심 관계자) 아니냐”며 “이들 이핵관 대부분은 경기도에 연고를 뒀고,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아닌 이 후보를 지원했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 후보가 그들에게 빚이 있는 것인데, 윤 후보는 누구에게 빚진 게 없기 때문에 인위적인 쇄신을 선언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의 상황이 이 후보와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민주당발 쇄신안에 대해 특별한 대응방안을 내놓을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을 포함해 이 후보 측근 모임인 7인회는 지난 24일 “이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국민의힘에선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인사들이 공식적으로 선대본부를 떠난 상태다. 당 관계자는 “권성동 장제원 윤한홍 의원 등 윤핵관은 이미 정리된 것 아닌가”라며 “우리는 쇄신을 끝낸 상태”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앞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 결별하고 선대위를 해체하면서 실무형 선대본부를 꾸렸다. 선거조직 규모를 줄임에 따라 일부 의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구 의원은 ‘하방’해 지역 표심 잡기에 나선 상황이다. PK(부산·경남)지역 한 초선 의원은 “주말뿐만 아니라 주중에도 대부분 지역구에 머물면서 당원 및 지지자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해 정권교체 의지를 강조하면서 하방 기조도 재확인했다. 윤 후보는 “원내외 당협위원장 여러분은 지난 5년간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당을 굳건히 지켜왔다”며 “여러분의 용기와 힘이라면 못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당협위원장들이 지역에 복귀해서 설 연휴 전까지 지지율을 바짝 올릴 수 있도록 열심히 뛰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이날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하며 야당의 동참을 촉구한 데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윤 후보는 필승결의대회 후 기자들과 만나 “어떤 객관적 근거도 없이 하는 걸 네거티브라고 한다”며 “합리적이고 합당한 근거가 있는 것으로 정부 최고의 의사결정자가 될 후보를 검증하는 건 국민의 권리”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검사 재직 시절 삼부토건으로부터 17차례 명절 선물을 받고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에 관해선 “그 (선물) 장부에 대해서도 참 의심스럽다”며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과) 10년 이상 만난 적도 없고 교류를 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윤 후보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선 “빠르게 늘어나는 국가채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새 정부 출범 1년 내 책임 있는 재정준칙을 마련해 국가채무를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지금 상태를 방치해 우리 자녀와 미래세대에게 빚더미만 물려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상헌 구승은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