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우크라 침공 땐 푸틴 직접 제재”… 러, 군사훈련 맞불

입력 2022-01-27 04:02
한 우크라이나 여성이 25일(현지시간) 르비브 외곽지역에서 가진 도시 산업·서비스 필수 인력 군사훈련에서 총 조준경으로 목표물을 겨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개인에 대한 직접 제재 조치까지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에 대한 금융 및 경제 제재 준비 작업 착수도 공식화했다. 러시아는 육해공군 총동원 대규모 군사훈련으로 맞불을 놓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한 상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가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점을 진작부터 분명히 해 왔다”며 “우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 모두와 이야기했다. 모두 같은 의견”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하면 푸틴 대통령에 대해 제재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걸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만간 (파병 대기 중인) 8500명의 미군 중 일부가 동유럽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대국 정상에 대한 제재 발언은 외교 관례상 이례적이다. 그만큼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도와 의지가 강하다는 뜻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또 24일부터 나토가 지중해에서 진행 중인 ‘넵튠 스트라이크 22’ 훈련에 자국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호를 중심으로 한 항모전단을 참가시켰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냉전 종식 이후 미국 항공모함이 나토 지휘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병사가 모스크바 지역 골로벤키 훈련장에서 기관총 사격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미국은 러시아가 침공할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직접 제재 조치까지 취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에 맞서 러시아는 육해공군 총동원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 중이다. AP연합뉴스

이에 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주변에 병력을 증강 배치하고 육해공군을 모두 동원한 대규모 군사훈련으로 무력을 과시하고 있다. 인테르팍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지난 24일부터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남서부와 서부 지역 부대들에 실탄을 동원한 훈련을 개시할 것을 지시했다. 남부군관구에서는 6000명 이상의 병력이 동원됐고, 흑해함대에 속한 수호이(Su)-27SM과 Su-30SM2 전투기, Su-34 전폭기 등으로 이루어진 비행대도 훈련에 참여했다. 러시아 해군 소속 주요 함대들도 1~2월 중에 지중해, 북해, 오호츠크해, 대서양 북동부, 태평양 등에서 대규모 해상 훈련을 할 예정이다. 해당 훈련에는 140척 이상의 함정과 지원함 등이 참가한다.

중국도 러시아 편에 가세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24일 러시아와 중국 해군이 아라비아해 서쪽 해역에서 전술 기동과 납치 선박 수색 등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중국은 최근 들어 미국의 ‘일방주의’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명목으로 외교·경제·군사 등 다방면에 걸쳐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