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만명대 확진에도 위중증 급감… 공포 대신 차분한 일상을

입력 2022-01-27 04:05
코로나 신규 확진자 1만3012명. 26일 발표된 숫자는 공포를 느끼게 한다. 처음 1만명을 넘어섰고, 불과 1주일 새 두 배로 불어났다. 오미크론 변이 전파율을 델타의 2.5배로 추정한 방역 당국은 내달 하루 3만명선까지 불어난 뒤 정점을 찍으리라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는 거리두기를 강화하지 않을 경우 하루 10만명을 넘어설 거라고 보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우리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상황을 맞닥뜨리게 됐다.

하지만 비관적인 숫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델타 변이가 기승을 부린 지난달 초순 840명대였던 위중증 환자는 지금 385명이 됐다. 확진자는 두 배로 늘었지만 위중증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사망자도 60명대에서 20~30명으로 감소했고, 중증병상 가동률은 78%에서 17%로 떨어졌으며, 입원 대기자는 현재 한 명도 없다. 델타 유행 때 30%대였던 고령층 감염 비중이 7%까지 낮아진 점도 위중증화의 급격한 감소에 일조했다. 해외에서 확인된 오미크론의 높은 전파력과 낮은 독성은 국내에서도 그대로 나타나는 중이고, 그것을 견뎌낼 체력이 우리 사회에 축적돼 왔음을 여러 숫자가 말해주고 있다. 분명 두려운 상황이지만 패닉에 빠질 필요는 없다.

지금 더 경계해야 할 것은 불어나는 확진자보다 점증 조짐을 보이는 혼란이다. 방역체계 전환이 그리 순조롭지 않다. 이날부터 새 체계가 적용된 곳에선 PCR검사와 신속항원검사를 놓고 모호한 기준과 부족한 관리 인력 탓에 혼선이 빚어졌다. 동네 의원의 코로나 진료 참여는 아직도 방식이 결정되지 않았고, 사회 필수시설 대책도 여전히 만들고 있다. 하루 확진 1만명을 넘었는데 시민들에게 정확한 행동요령이 전달되지 않은 상황은 혼란을 부채질하며 공포를 가중시킨다. 정부는 속히 세부 방침을 정하고 적극적인 소통으로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 그것이 지나친 낙관과 과도한 공포를 경계하며 차분한 일상을 이어가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최선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