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송 대표는 “저 자신부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이재명정부 탄생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를 시작으로 민주당 내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86세대 용퇴론은 높은 정권교체 여론을 누그러뜨릴 당 쇄신 방안 중 하나로 거론돼 왔다.
송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86세대가 기득권이 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며 “자기 지역구라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젊은 정치인들이 도전할 수 있도록 양보하고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9개월간 무능한 개혁과 내로남불, 오만을 지적하는 국민 질책을 달게 받아들이며 변화와 쇄신을 위해 노력했다”며 “(그러나) 지금도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국민 목소리가 높은 것은 저희의 부족함 때문이라는 것을 깊이 통감한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2030 청년을 파격적으로 공천하겠다”며 청년이 30% 이상 공천되도록 하겠다는 약속도 함께 내놨다.
이 소식을 접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경기도 가평철길공원 즉석연설에서 “정치인에게 국회의원직이 정말 중요한데 포기하신다니 개인적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로 지금부터 변하겠다. 살점을 또 떼어내고 있으니까 한번 더 기회를 주면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지지율 정체로 고민이 깊은 이 후보 측은 86세대 의원들의 용퇴가 잇따르며 당의 쇄신 기조가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경선에 나서며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86세대 주자 우상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국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일회성으로 끝날 게 아니라 이런 움직임이 계속 이어져야 비로소 국민들이 ‘진짜 내려놓고 낮은 자세에서 하려나 보다’라고 생각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3월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종로와 경기 안성, 청주 상당구 3곳에 후보를 공천하지 않기로 했다. 재보선을 실시하도록 원인을 제공한 데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이다.
송 대표는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에서 제명 건의를 의결한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의원의 제명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정현수 안규영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