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명의 전사들 “코로나로 지친 국민께 꿈·용기 주겠다”

입력 2022-01-26 04:02
한국 여자 컬링 국가대표 선수들이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선수단 결단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한민국 선수단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국민에게 “희망과 꿈, 용기를 줄 수 있는 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 올림픽 선수단은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자랑스러운 우리의 별(STAR)’을 주제로 결단식을 갖고 선전을 다짐했다. 윤홍근 선수단장은 “선수단은 코로나19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난 4년간 쌓은 기량을 이번 기회에 정정당당하게 발휘할 것”이라며 “국민들께서도 박수와 힘찬 성원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격려사에서 “선수단 눈빛이 살아있어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며 “코로나 위기 속에서 흔들림 없이 힘겨운 훈련을 이겨낸 선수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평창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준결승 당시 넘어졌음에도 포기 않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던 일을 되짚으며 “코로나19로 힘든 국민들을 하나로 모아주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용기를 심어달라”고 부탁했다.

윤홍근 선수단장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왼쪽)에게 받은 단기를 흔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선수단도 베이징 올림픽에서 활약을 다짐했다. 6번째 올림픽 출전으로 한국 올림픽 최다출전 타이기록을 앞둔 크로스컨트리 이채원은 “열심히 달려와 보니 6번째 올림픽이다”라며 “시간이 많이 흐른 것 같지만 올림픽에 처음 출전하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결승선을 통과하겠다”고 다짐했다.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은메달리스트 정재원은 “첫 올림픽인 평창 때는 많이 긴장해서 준비한 것을 다 보여드리지 못해 아쉬웠다”며 “지난 4년간 많은 경험을 쌓고 성장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선 후회 없이 보여주자고 준비했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자 컬링 대표팀 임명석 감독은 “컬링은 선수의 손에서 떠난 스톤(공)이 팀원에 의해 결과가 바뀌는 유일한 올림픽 종목이어서 팀원의 힘이 많이 필요하다”며 “국민들께서 또 다른 팀원이 돼주셔서 응원해주신다면 선수들이 더 빛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채원의 딸 장은서양은 올림픽 선수단의 가족을 대표해 음성 응원편지를 남겼다. 장양은 “훈련을 떠나는 엄마랑 떨어지기 싫어서 투정 부리기도 했지만 힘차게 운동하는 엄마가 자랑스러웠고 한편으로는 힘들지 않을까 눈물을 참기도 했다”며 “설날을 함께 못 보내지만 경기 보면서 가족들과 한마음으로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감동을 선사한 하계 선수들의 응원메시지도 이어졌다. 양궁 3관왕 안산은 “열심히 노력한 만큼 목표에 과녁을 꼭 명중하시길 바란다”고 응원했고 근대5종에서 깜짝 동메달을 따낸 전웅태는 “종목과 경기장이 달라도 0.1초 줄이기 위해 피땀 흘린 것을 잘 안다”며 “남은 준비기간 잘 준비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펜싱 박상영은 “할 수 있다”고 응원했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새롭게 채택된 브레이킹댄스 국가대표 선수들은 응원 공연으로 선전을 기원했다.

한국 선수단 본진은 오는 31일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한다. 선수들은 최상의 컨디션과 경기력을 위해 진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국은 스키·빙상·컬링·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바이애슬론 6개 종목에서 63명의 선수를 포함, 총 124명의 선수단을 꾸렸다.

이번 올림픽 목표는 금메달 1~2개로 15위권 이내 진입이다. 2018 평창올림픽(금 5, 은 8, 동4) 종합 7위와 비교해 낮은 목표다. 코로나19로 인해 체계적인 훈련이 부족한 데다 전통적 메달밭인 쇼트트랙에서 지도자 해외유출 및 선수 이탈 등 악재가 발생한 것을 감안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