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25일 “저는 지난 10년간 어떤 추문에도 휩싸인 적이 없다”며 “‘가족 리스크’도 없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모두 본인과 가족 관련 논란에 빠져 있는 점을 의식해 도덕적 측면에서 비교우위를 극대화하기 위해 애썼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다. 특히 안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 상대로 거론되는 윤 후보를 견제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정권교체를 이룰 적임자는 윤 후보가 아닌 자신이라는 점을 역설한 것이다.
안 후보는 “반사이익에 기댄 ‘닥치고 정권교체’는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확실한 정권교체는 여당 후보와의 경쟁력에서 시작한다”면서 “누구에게 표를 몰아줄 때 더 확실하게 정권교체가 되는지, 누가 여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는지에 대한 국민적 판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준비되지 않은 정권교체는 실패한 전임 정권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며 “독선적이거나 미숙한 국정운용으로는 180석 민주당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허망하게 끝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가 공공 부문 노동이사제와 타임오프제에 찬성한 점도 언급하며 “저는 둘 다 반대”라고 말했다. 보수층을 겨냥한 ‘우클릭’ 메시지를 연이어 내놓은 것이다.
안 후보는 지지율이 최근 한풀 꺾였다는 지적에 대해 “현재 지지율이 상승세인지, 주춤한지는 아직 판단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마도 1∼2주 정도 더 지켜보면, 설 이후 정도 되면 전체 추세에 대해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제가 생각하는 새로운 체제의 대한민국 비전은 부민강국(富民强國)”이라며 “나라가 강해서 국민이 행복하고 풍요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행복하고 풍요로워야 나라가 강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1시간가량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기능 축소’ ‘집무실 광화문 이전’ ‘국민통합 내각’ ‘정치 보복 금지’ 등도 공약했다. 안 후보는 종이 원고 대신 태블릿 PC를 들고, PPT를 띄우며 자신의 국정 구상을 발표했다.
안 후보는 당분간 지역 방문 일정 없이 정책 발표와 토론회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28일에는 외신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공중전’에 집중하는 안 후보를 대신해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26일부터 2박3일간 일정으로 전남 지역을 방문한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