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는 교회건축 문화를 선도하고 교회의 건축을 돕기 위해 해마다 교회건축자문위원을 위촉한다. 지난해에는 건축사 시공사 인테리어 음향 등 각 분야 전문가 8명을 선정했다. 이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어떤 영성을 바탕으로 교회건축 사업을 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이번 회는 허재호(아래 사진) 사운드레이스 대표다.
사운드레이스 허재호 대표는 음향을 통해 한국교회를 섬기라는 사명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이런 확신으로 그는 사운드레이스를 믿음의 기업으로 이끌고 있다. 음향을 통한 한국교회 섬김은 1998년 28세 청년 시절부터 시작했다.
“하나님이 나를 창조하신 그 은혜를 갚겠다”는 마음으로 당시 전 재산 200만원으로 중고 트럭 한 대를 준비해 전국을 다녔다. 개척교회는 물론 시골, 낙도지역, 최전방 군부대 등의 교회를 1년에 자동차 10만㎞씩 부지런히 다니며 스피커, 마이크를 설치했다.
그는 의뢰를 받고 교회에 도착하면 먼저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이 교회에 재정 부담 없이 부족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도록 음향에 대한 지혜를 허락하소서.” 그러면 기적적으로 문제의 원인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해결하면 목사님들은 환하게 웃었고 그 웃음에 감사해 기도를 드렸다.
“도시의 큰 교회는 그래도 재정이 있습니다. 그 재정을 이용해 좋은 장비를 설치하면 아무래도 풍성한 찬양이 가능하고 힘이 넘치는 말씀이 선포됩니다. 그러나 대부분 교회는 음향관련 비용을 쉽게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고민하고 기도하고 그러다 보니 하나님께서 많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주셨습니다.” 그는 그것이 사운드레이스의 실력으로 쌓였고 간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허 대표는 지난 25일 국민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내 평생 믿음의 경주를 음향으로 이루리라, 또다시 다짐하고, 기업의 방향을 조정해 나간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예배당이 신축되고 멋진 교회가 세워지고 있지만 결국 목적은 예배”라며 “비본질이 본질보다 앞서지 않도록 음향 분야에서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결국 교회는 예배를 드리는 공간입니다. 지금도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 이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예배입니다. 음향과 영상 시스템을 통해 이를 잘 돕는 것이 사운드레이스의 사역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사운드레이스는 이를 위한 상당한 노하우를 자랑한다. 공간마다 용도에 맞게 음향 시스템을 잘 배치하는 것, 주어진 음향 공간을 최적화하도록 예산을 잘 배분하는 것, 음향 설계를 통해 안정적이며 양질의 전기를 공급하는 것, 예배 준비자들의 동선을 감안하고 예배당 내 미디어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 등이다. 그러면서 교회와 소통하며 최적의 음향을 구현한다. 허 대표는 특히 음향 장비보다 공간을 중요시한다. 좋은 장비가 제 역할을 하려면 그 공간을 위한 건축 설계가 최적화돼야 한다고 말한다.
“음향의 성공은 음향디자이너와 건축 디자이너, 교회의 협력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3자의 소통과 조율이 성공의 90%를 좌우합니다. 그리고 남는 10%가 장비 선정입니다.”
음향 장비는 가격대별, 브랜드별로 다양하다. 많은 예산, 고급 장비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적절한 흡음과 반사가 찬양을 더욱 아름답게 하고 설교자의 목소리를 더 명료하게 한다. 사운드레이스는 예배 공간의 음향 설계와 상담에 주안점을 둔다.
전 직원이 매주 예배를 드리고 이를 통해 기업의 주인이 하나님임을 기억하고 선포하는 사운드레이스는 지난 25년간 신축 및 리모델링 교회 400여 곳의 음향 영상 시스템을 설계하고 시공했다. 이와 함께 개척 및 미자립 교회 등 1000여곳의 음향 영상 관련 컨설팅을 했다. 음향을 시작으로 영상 시스템도 다루고 있다. 허 대표는 “고가의 음향장비를 팔아 수익만 극대화하려는 회사가 아닌, 각 교회의 상황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애써왔다”며 “지금까지 초지일관 같은 마음으로 사역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축복해주셨다”고 고백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