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소재, 부품으로 이어지는 ‘공급망(밸류체인)’은 기업에 생명줄이다. 미·중 무역갈등과 코로나19, 원자재 가격급등 등이 촉발한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는 밸류체인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차전지 산업에 밸류체인 확보는 기업의 목숨을 좌우하는 핵심과제로 떠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케미칼의 ‘토탈 밸류체인’ 전략이 눈길을 끈다. 이차전지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은 원료부터 최종제품까지 수직계열화하는 세계 유일의 구조를 만들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포스코의 양·음극재 원료 확보 사업 등과의 시너지로 생산 밸류체인 구축에 나서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포스코는 지난해 4월 양극재의 핵심원료인 리튬 생산법인 포스코리튬솔루션을 설립했다. 7600억원을 투자해 전남 광양시 율촌산업단지에 2023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수산화리튬 공장을 짓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10월 호주의 리튬광산기업 ‘필바라 미네랄스’와 포스코리튬솔루션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연간 31만5000t의 리튬 광석을 확보했다. 아르헨티나에선 2024년 준공 예정인 수산화리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의 염수리튬을 활용해 연산 2만5000t 규모의 수산화리튬을 생산할 예정이다.
또한 공급난에 대비해 양·음극재 핵심 원료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음극재의 흑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지난해 12월 경북 포항시 블루밸리산업단지에 연산 8000t 규모의 인조흑연 음극재 1단계 공장을 준공했다. 국내 최초의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체제 구축이다. 2단계 준공이 이뤄지는 2023년에 연간 1만6000t까지 생산능력이 높아진다.
흑연광산 등에 선제적 지분투자도 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 9월 중국 최대 규모의 흑연 원료 전문기업 ‘하이다’의 자회사이자 흑연 가공업체 ‘청도중석’ 지분 13%를 인수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고품질 음극재 생산에 필요한 구형흑연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5월 탄자니아 마헨지 흑연광산을 보유한 호주 광산업체 ‘블랙록마이닝’의 지분 15%를 사들였다.
해외 원료기업과의 파트너십도 활발하게 구축 중이다. 포스코케미칼은 포스코그룹과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기업인 화유코발트가 중국에서 운영하는 양극재·전구체 합작법인의 생산라인 증설에 281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여기에다 배터리 재활용 등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5월 화유코발트와 합작해 배터리 재활용 기업 포스코HY클린메탈을 설립했다. 지난해 9월 전남 광양시 율촌산업단지에 재활용 공장을 착공했다. 리튬이온배터리를 파쇄해 연간 1만2000t 규모의 ‘블랙 파우더’를 채취할 계획이다. 여기에서 니켈, 리튬, 코발트 등 양극재 핵심 원료를 추출한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양·음극재 원료부터 생산까지 전체 밸류체인 내재화를 위한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세계 유일의 이차전지 소재 토탈 밸류체인을 바탕으로 글로벌 선두업체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